산업 산업일반

[신동빈 롯데회장 대국민 사과] 호텔롯데 상장 땐 기업가치만 20兆.. 기업이미지도 개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11 17:32

수정 2015.08.11 22:06

호텔롯데 상장 과실 국내 투자자에 배분
신회장, 경영권 승계 정당성 확보도 가능
롯데카드·롯데손보 등 금융계열사도 재배치

[신동빈 롯데회장 대국민 사과] 호텔롯데 상장 땐 기업가치만 20兆.. 기업이미지도 개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호텔롯데 상장(IPO)을 시작으로 얽히고설킨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2.41%에 불과한 지분으로 80개에 이르는 국내 계열사를 독점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416개의 '거미줄' 같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지탄의 대상이었다.

설상가상 베일에 싸여있던 롯데그룹 주요 핵심 계열사(롯데홀딩스·광윤사·L투자회사 등)에 대한 금융당국 및 정부 부처의 정보공개 압박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롯데 일가는 형제 간·부자 간 경영권 다툼으로 시작된 롯데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대국민 사과'와 함께 연말까지 순환출자 구조 80% 해소, 호텔롯데 상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호텔롯데, 상장 땐 기업가치 20조원 이상

11일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으로 드러난 롯데그룹의 전근대적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 일환으로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IPO를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관련업계에선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상장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롯데의 심장부 격인 호텔롯데가 수면 위로 과감히 드러나야만 이번 사태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신 회장은 대국민 사과 담화를 통해 호텔롯데의 IPO는 물론 복잡한 순환출자를 연내 80% 이상 해소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호텔롯데 상장 발표 직후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런 신 회장의 행보가 롯데의 기업이미지와 여론을 개선할 특단의 조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호텔롯데의 상장 과실을 국내 투자자에게 배분함으로써 '롯데=일본기업'이란 그룹의 기업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또한 신 회장이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정당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현대증권 전용기 연구원은 "호텔롯데는 현재 국내 비상장 상태로 남아 있는 기업 가운데 기업가치가 커 주식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상장 후 기업가치는 20조원 이상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호텔롯데는 연결로 인식되지 않는 롯데계열사 지분을 3조원가량 보유하고 있고 면세점, 호텔, 프랜차이즈사업 등 중국 관련 소비재 분야를 영위하고 있는 데다 수조원대의 부동산까지 보유하고 있다"면서 "올해 매출 5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이상 달성이 유력시되고 있고 지난 3년간 고성장 추세를 이어오고 있어 영업가치 또한 10조원을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호텔롯데의 지난 2011년 영업이익은 2690억원이었지만 이듬해 3030억원, 2014년 4070억원, 올해 5000억원(예상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주사 전환…계열 금융사도 재배치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될 경우 금융계열사는 중간금융지주회사에 재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중간금융지주회사를 만들어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을 자회사를 편입하거나 신 회장이 직접 지배하는 방식이다.

다만 롯데그룹의 복잡한 출자구조가 금융 자회사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신 회장의 지분도 크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재배치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보유지분을 중간지주회사에 출자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호텔롯데는 롯데캐피탈과 롯데손해보험 지분을 각각 26.6%, 26.09% 갖고 있다. 또 롯데쇼핑이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지분을 각각 93.78%, 22.36% 보유하고 있다.

다만 롯데캐피탈과 롯데손보는 롯데건설, 롯데역사 등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고 신 회장이 보유한 두 회사 지분은 각각 0.86%, 1.49%에 불과해 그룹 지배력도 약하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캐피탈 지분 22.36%의 장부가치(774억원)를 기준으로 지분 100%로 환산하면 약 3462억원으로 추정된다.

롯데손해보험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4028억원가량이다.

롯데쇼핑이 93.78% 지분을 가진 롯데카드는 상대적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한 편이지만 신 회장 지분은 0.27%에 불과하다. 롯데쇼핑은 롯데카드의 지분가치를 약 1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지분 축소 등 17일 주총에 주목"

관련 업계에선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국 롯데그룹사에 대한 일본 기업의 지분정리가 난제다.

익명을 요구한 A증권사 연구원은 "문제는 호텔롯데 지분 99.4%를 일본 기업이 보유하고 있고 상장 후 호텔롯데의 실적이 향상되면 그만큼 배당여력도 커지기 때문에 결국 지금 같은 지배구조하에선 모두 일본 주주에게로 상장 과실이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고, 매년 250억~300억원에 이르는 배당이 일본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면서 "관건은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계열회사 지분비율을 축소하는 부분인데, 과연 오는 17일 열리는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고 귀띔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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