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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임피리얼팰리스호텔 일식당 '만요' 정재천 총괄셰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17 16:43

수정 2015.08.17 16:43

"맛으로 멋내기보단 겸손하라 강조"
손님 앞에서 요리하면서 동시에 응대도 할 수 있어 내가 일식 선택한 이유죠

[fn 이사람] 임피리얼팰리스호텔 일식당 '만요' 정재천 총괄셰프

"'겸손은 조리장비의 기본이다'. 지금도 부하 직원에게 강조하는 말이죠."

17일 정재천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일식당 '만요' 총괄셰프(58·사진)는 주방에서 체득한 본인만의 리더십을 묻는 질문에 "리더는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이렇게 답했다.

20세 때 서울로얄호텔 일식당에서 일을 시작한 정재천 셰프는 38년간 일식 조리 한 길만 걸어온 '일식 장인'이다.

일식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사실 첫 시작은 양식이었다"며 "하지만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카운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와 일식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정 셰프의 일식 인생은 38년이 지난 현재도 진행형이다.

1983년 9월 서울힐튼호텔(현 밀레니엄힐튼호텔) 오픈 멤버로 입사한 정 셰프는 더욱 진심을 담은 고객 응대를 위해 일본 현지 요리사에게 요리 특훈을 받으며 영어와 일어 공부도 병행했다. 그런 노력을 통해 정 셰프는 외국어 시험에서 조리부 1등을 거머쥐기도 했다.


외국어에 능통한 그는 손님 응대와 요리가 동시에 필요한 철판요리에 배치됐다. 그는 당시 생소했던 철판요리에 대해 "인기가 워낙 좋아 테이블을 늘리고 취재도 줄을 이었다"며 "이를 계기로 철판요리를 시작한 호텔도 많다"고 회상했다.

정 셰프는 요리에서 맛보다도 위생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돗물은 가장 안전한 살균제"라며 "식재료는 항상 두 차례 이상 수돗물에 씻고, 조리하는 손에 상처가 나면 바로 조리를 중단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을 잘 지키도록 훈련하는 것이 리더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최근 방송가에서는 '쿡방' 등 셰프가 직접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그럼에도 유독 일식 셰프가 적은 이유에 대해 정 셰프는 "요리에는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재료의 한계는 있다"며 "비교적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위생적 한계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직접 '일식 대표'로 출연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저는 후배 양성에 정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직원을 잘 양성해 스타 셰프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가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 새 둥지를 틀고 처음 선보인 요리는 전복·장어 등 보양식으로 구성한 '미나즈키 가이세키'와 육해공 모든 재료를 활용한 '로바다야키 스페셜'이다. 그는 이 메뉴에 대해 "38년 조리사 외길을 걸어오며 쌓은 관록과 노하우로 자신있게 선보인 메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의 목표에 대해 정 셰프는 "한국 식문화는 선진국 최고 수준"이라며 "이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특히 육류 메뉴를 집중적으로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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