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롯데 원톱' 신동빈] 신동빈 회장, 호텔롯데 상장 탄력.. 순환출자 고리 끊는다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17 17:35

수정 2015.08.17 22:04

롯데홀딩스 주총 완승
"경영·가족문제 혼동 안돼"
신 회장, 법과 원칙 강조 주주 과반수의 신임 확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완승함에 따라 '한·일 롯데 통합경영'의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신 회장은 이날 열린 주총에서 주주들의 과반수 신임을 얻으면서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압승했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올해 1월 9일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해임된 이후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워 역전을 노려왔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번 임시주총은 신 회장이 지난달 15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겸 부회장에 부임한 이후 한달여 만에 처음 열렸다. 이런 이유로 이번 주총은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장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신 회장이 제안한 2개 주총 안건이 모두 가뿐히 통과됨에 따라 신 회장의 일본 롯데 장악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롯데 지배구조 개선 가속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장악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 회장은 지난 11일 '롯데사태'와 관련해 두 번째 대국민 사과 자리에서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99%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호텔롯데의 지배구조를 바꾸겠다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자리에서 약속했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지분 구성을 다양화하겠다는 것. 이 경우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반대할 경우에는 지배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롯데홀딩스 주총 결과 신 회장이 주주들로부터 과반수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이 확인돼 호텔롯데 상장 등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준법경영 통한 승계 완료

신 회장은 이날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법과 원칙에 의거한 준법경영을 유난히 강조했다. 신 회장은 주총장에서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회사의 경영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친형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총괄회장은 신 전 부회장,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과 지난달 27일 오전 전세기편으로 일본 도쿄로 건너가 긴급이사회를 소집하고 롯데홀딩스 이사 7명 중 자신을 제외한 이사 6명의 해임을 발표한 바 있다.

신 총괄회장이 해임한 이사에는 신 회장은 물론 측근인 쓰쿠다 사장도 포함됐다. 하지만 신 회장은 하루 뒤인 7월 28일 다시 이사회를 소집, 신 총괄회장 등의 이사 해임 발표가 이사회 결정에 따른 것이 아닌 '불법적'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자신과 쓰쿠다 사장 등의 이사 해임을 무위로 돌리고 그 대신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박탈, 명예회장으로 아버지를 퇴진시켰다. 결국 신 회장이 준법경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그룹 승계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복안이라는 게 재계의 평가다.

■한.일 롯데 간 협업 늘 듯

신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일 롯데 통합경영도 강화할 전망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중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 선임된 이후 한·일 롯데의 첫 협업으로 면세점 공동사업을 추진해왔다.

한.일 양국의 롯데 법인은 태국 방콕 도심에 내년 3월 공동 출자하는 면세점을 추진해왔다. 운영회사에 대한 출자 비율은 한국 롯데가 80%, 일본의 롯데홀딩스가 20% 전후이며 향후 비율을 재조정할 전망이다.

그동안 면세사업을 하지 않았던 일본 롯데는 이번 태국 사업 참여를 계기로 글로벌 면세업에 곧바로 진출하게 된다.

한국과 일본 롯데 법인은 신 회장이 한.일 통합경영에 착수하기 전까지 상호 협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서 중복사업 충돌을 피해왔다. 제과산업의 경우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일본 롯데가, 중국과 인도는 한국 롯데가 맡는 등 암묵적인 조율을 해왔다.
신 회장은 한·일 롯데제과 간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지난 11일 강조한 바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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