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국發 금융쇼크에 산업계 '전전긍긍'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4 18:08

수정 2015.08.24 22:22

토종·유럽업체 경쟁에 中 내수시장 위축 영향 자동차업계 '이중고' 지난달 현대차 中 판매량 전년동기대비 32% 감소 철강업계 수출타격 우려
전자업계도 소비위축에 수출경쟁력 타격 불가피 화학·항공업계 '예의주시'

중국發 금융쇼크에 산업계 '전전긍긍'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을 넘어 국내 산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기업활동 둔화와 내수부진이 겹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향후 중국 금융시장의 움직임과 이에 따른 대책 마련에 본격 나섰다.

■자동차.철강 업계 '빨간불'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중국 금융쇼크로 가장 긴장하는 업종은 바로 자동차 업계다. 중국 내수시장 위축으로 인해 당장에 판매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재 중국 내수시장에서 토종 업체들의 공세, 유럽 브랜드와의 경쟁으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시장 경기위축이 더해지면 차량 구매가 더 감소하고, 중국 고객들은 가격 경쟁력을 가진 자국 브랜드로 더 많이 몰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32%, 33% 감소했다. 약 10%였던 점유율도 지난 6월에는 7.3%로 하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른 글로벌 브랜드처럼 중국 내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생산량도 조절할 수 있다"면서 "지금 당장 위기대응 계획을 발동할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중국 정부의 경기회복 의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위안화 약세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게 되면 미국, 캐나다 등 달러로 결제하는 국가에 수출할 때는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수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재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98%를 현지에서 생산한다.

철강업계도 중국 경기둔화로 철강 수요부진, 자사 수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조강 생산량이 줄어들면 철강 원료의 수요는 곧바로 타격을 입는다. 실제 지난해 세계 철광석 수입 비중은 중국이 66%를 차지했을 정도다. 최근 철광석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도 중국의 수요부진 요인에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철강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광산업체들의 과열 경쟁으로 철강 원료 공급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발 쇼크까지 더해지면서 철광석 가격약세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철강업계는 갈수록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중국 성장둔화로 중국의 밀어내기식 저가 철강 수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대형 철강사들은 고부가강 개발, 고급 원자재 확보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전자.정유화학 "후폭풍 예의주시"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전자업계도 후폭풍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국 시장 비중이 20%에 달해 증시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시장에서 선두를 지켜왔던 스마트폰 분야에서 올 들어 샤오미, 화웨이, 애플에 이어 4위까지 밀려난 상황이라 증시 악화가 중국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걸 걱정할 수밖에 없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과 가전시장은 국산 업체들이 프리미엄 전략으로 공략해 왔는데, 증시 폭락과 경기침체 악화가 길어지면 소비위축으로 수출경쟁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화학업계는 금융시장 혼란이 당장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우려를 피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흔들리는 것은 국내 정유화학업체들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에는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석유제품 수출규모가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97억5700만달러에 달하던 대중국 석유제품 수출규모는 2013년에는 83억1700만달러로 14.8% 줄었고 지난해에는 69억4700만달러, 올 상반기에는 21억7200만달러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화학업계에선 중국 증시 하락이 일시적 현상인지 장기적 경기둔화로 연결될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내 1위 화학업체인 LG화학의 대중 수출비중만 전체 수출 가운데 6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기 때문에 증시 하락이 중국 경기의 장기침체로 연결될 경우 국내 업체로선 수요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대응방안은 중국 외 다른 국가 의존도를 높이는 것인데 이것 역시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도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사라지면서 중국발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혼란으로 여행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더 큰 문제는 중국 경기침체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확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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