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우인터내셔널 김대영 팀장, 상사맨은 시장을 개척하는 사람이다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6 14:29

수정 2015.08.26 14:29

대우인터내셔널 김대영 팀장, 상사맨은 시장을 개척하는 사람이다

남태평양 파퓨아뉴기니 경찰청 수뇌부는 3년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우인터내셔널측으로부터 제안서 하나를 받았다. "치안 강화를 위한 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우리가 모든 걸 책임지겠습니다." 제안서의 골자였다. 2018년 아·태경제협력회의(APEC) 개최 예정지인 파퓨아뉴기니는 그렇지 않아도 치안 문제가 최대 골치거리였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 세계 129위(2597달러, 2014년 기준) 수준의 파퓨아뉴기니는 전국에 CCTV를 달수 있을 만큼 공공예산이 넉넉치 않았다.

"이를 해결해준 게 한국 수출입은행이었습니다.
수주액의 85%를 장기 저리로 지원해주기로 한 거지요. 포스코ICT가 TRS(주파수 공용통신 시스템)를, 엔토스정보통신이 CCTV를 공급하고요. 저희는 이 모든게 가능하도록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최근 파퓨아뉴기니의 경찰 통신망 인프라 구축 4000만달러 수주를 성공시킨 대우인터내셔널 김대영 공공조달팀장(46)은 한껏 고무돼있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파퓨아뉴기니 수도 포트 모레스비 전역에 경찰용 TRS와 CCTV 구축을 올 하반기 시작해 2016년까지 완료한다. 한국 경찰청·공공 금융기관의 지원사격을 받고 민간 상사업체가 국가기관을 상대로 이룬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이번 수주는 남다르다. 김 팀장은 "국가를 상대로 한 상사 업무가 시작된지 몇년 안된다. 하지만 가능성이 무한한 거래형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파퓨아뉴기니 수주는 중간에 엎어질 위기도 수차례였다. 행정 인프라가 취약하고 한국서 직접 찾아가기도 쉽지 않은 나라였다.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를 돌아 비행시간만 18시간 걸렸습니다. 기다림과 독촉의 연속이었어요. 그래도 상대가 필요로 하는 물건이니 결국 팔렸습니다."

김 팀장은 이 통신인프라로 지금 세계 각국 정부를 뚫고 있다. 2010년 인도네시아 경찰청을 상대로 한 1억달러 규모 통신망 구축 프로젝트 수주가 시작이었다. 그뒤 페루 경찰청에 순찰차 800대를 팔았고, 지금은 2000대 추가 공급을 두고 페루 당국과 막판 협상중이다. 페루와는 6000만달러 규모 다목적지원함 계약도 추진중이다.

김 팀장은 1997년 입사해 베트남, 두바이, 리비아 등에서 주로 활동했다. 중동 격변기 시절 리비아에서 수주 직전까지 갔던 4조원 규모 트리폴리 메트로사업 사업은 두고두고 잊지 못한다. 기술·가격평가 전 항목에서 1위를 받았지만, 전쟁이 터져 사업 자체가 무산됐다. 그는 트리폴리 철수 마지막 전세기를 타고 그나라를 빠져나왔다.

김 팀장은 척박한 땅에 먼저 진입하는 사람이 상사맨이어야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상사맨은 단순히 물건만 파는 게 아닙니다.
시스템을 팔아도 하나만 팔지 않아요. 이것저것 융합해서 전체를 만들어주는 게 요즘 상사맨이에요. 거기서 가치를 창출합니다. 변신하지 않으면 못버티는 업종, 매일 반전의 연속인데 얼마나 매력적이에요. 상사는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 그는 상사의 해외지사로 일 많은 곳이 가장 재미나는 곳이라는 말도 했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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