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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관광산업, 메르스 상처 딛고 질적 도약할 때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8 17:35

수정 2015.08.28 17:35

[여의도에서] 관광산업, 메르스 상처 딛고 질적 도약할 때

지난 6월부터 2개월 동안 외출도 꺼릴 정도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피해를 안겨줬다. 메르스 사태는 오랜기간 침체된 경기로 인해 기업이나 상인들이 힘든 상황에서 '관광 대목'에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마저 뚝 끊기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국내 사회에 큰 피해를 준 메르스의 공식적인 종식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관광업계가 충격에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추경 예산을 조기에 투입해 한국관광 관련 영상광고를 집중 방영하고 대규모 민관 합동 우호교류단을 파견하는 등 국내 관광시장 조기 정상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또 일반적으로 겨울에 열리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쇼핑관광축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조기에 실시했다.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계는 대규모 할인행사 등으로 고객 유치 이벤트를 마련하고 관광업계도 올여름 휴가엔 국내여행을 떠나자는 홍보행사를 열기도 했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데 미비했던 부분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단순히 메르스 사태 이전으로 돌리기 위해 관광마케팅을 펼치는 정도로는 미흡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관광산업의 질을 한 차원 높이겠다는 각오와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관광산업의 취약한 경쟁력은 유커(중국인 관광객) 대상 실태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중국인 인바운드 여행업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가 조사대상 16개국 가운데 14위로 최하위 수준을 차지했고, 재방문율은 25.7%에 그쳤다. 지리적으로 먼 미국인 관광객(32.6%)의 만족도보다 낮으며, 일본인 관광객(69.1%)에는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유커들이 갖는 불만사항으로는 '관광자원 부족'이 첫 손가락에 꼽혔다. 이어 '단조로운 일정과 자율성 부족'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유행을 좇는 상품 난립 및 급격한 가격인상' 등이 지목됐다. 유커를 수용하기 위한 국내 관광인프라 수준에 대해서 '충분하다'는 의견은 9.4%에 불과했고, 가장 부족한 인프라 부분은 '볼거리'라고 지적했다.

또 향후 유커 유치를 위해 강화돼야 할 관광상품으로는 '쇼핑, 레저와 건강관리가 결합된 복합관광'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개별 맞춤형 자유여행' '산업관광, 마이스(MICE), 인센티브 관광을 비롯한 기업연계 관광'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집중 육성해야 할 여행 콘텐츠로는 과반수가 '한류·문화체험'이라고 대답했으며 '자연.휴양', '쇼핑상품' '의료.뷰티' 등을 꼽는 유커들도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관광한국의 현주소를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국내 관광산업의 질적 도약이 절실한 시점이다.
좀 역설적이지만 질적 도약을 이뤄야 지속적인 양적 성장도 가능하다.

우리가 메르스 충격을 겪고 있는 동안 경쟁국인 일본은 '관광입국 액션 프로그램 2015'를 앞세우며 우리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국내 관광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문화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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