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조선업계 3중고.. ①경쟁력 약화 ②신성장동력 부재 ③파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07 17:40

수정 2015.09.07 21:45

엔저 힘입은 日에 밀려 8월 수주 3위
추락 수조원대 적자에 풍력사업 구조조정 위기
힘 합쳐도 힘든 판에 조선업 공동파업까지
조선업계 3중고.. ①경쟁력 약화 ②신성장동력 부재 ③파업

국내 조선업계가 3중 파고를 맞고 있다. 엔화약세(엔저)로 인한 수주경쟁력 약화, 신성장동력 부재로 인한 불확실한 미래, 여기에 노조의 무리한 파업까지 가세하면서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내·외부 악재가 조선업계를 침몰시키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지 못할 경우 한국의 조선산업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엔저' 일본에 수주 1위 내줘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8월 국가별 수주실적에서 일본 조선소는 4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1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지난 1월 대규모 컨테이너선 수주에 힘입어 한국을 밀어내며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7개월 만에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조선소의 무기는 바로 엔저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은 선박을 건설할 수 있는 독(dock)도 없이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가 조선소 없이 수주해 온 것과 비슷하다. 실제로 일본의 최대 조선소인 이마바리조선은 대형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독을 오는 2016년 10월 가동을 목표로 400억엔(약 3700억원)을 투자, 독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마바리조선소는 최근에는 일본 선사로부터 2만5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일본 조선소는 한국의 수주잔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물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엔저가 고착화되면서 수주경쟁에서 한국 조선소가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라며 "이를 만회하려면 가격을 낮춰야 하는데 영업적자 상황에서 저가수주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성장동력 부재 '미래 암울'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수조원대의 영업적자 속에 신성장동력으로 분류됐던 풍력 등은 구조조정 대상에 올라 새 주인을 기다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비핵심자산 매각 원칙에 따라 풍력사업을 맡고 있는 '드윈드'를 시장에 내놓았다.

삼성중공업 역시 풍력발전 업황 악화에 조선.해양플랜트 사업 부진까지 겹쳐지면서 풍력발전사업부 조직과 유럽 연구개발센터를 대폭 축소했다. 현대중공업도 마찬가지다.

조선업계에 신성장동력으로 예상됐던 고연비 선박 역시 저유가에 직격탄을 맞으며 사실상 발주가 일어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회사 어려움 '나몰라라'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노조는 파업을 결의, 경영정상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조선업종 노조연대는 9일 공동파업에 돌입한다. 조선업계가 출범한 이후 사상 첫 공동파업이다. 이 파업에는 현대중공업, 대우해양조선,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를 비롯해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성동조선, 신아sb, 한진중공업, STX조선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6일과 지난 4일 각각 4시간 동안 1·2차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0~16일에도 4차례 부분파업을 벌이는 등 연쇄파업을 계획 중이다. 힘을 합쳐도 위기극복이 어려운데 파업까지 발생할 경우 위기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산업이 가뜩이나 어려운데, 파업으로 인해 대규모 인력이 손을 놓을 경우 사실상 조선소는 올스톱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연구원은 "엔저로 수주와 일감은 줄어드는데 임금은 계속 올라가는 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어 미래가 없어 보인다"며 "한국 조선소가 재기를 노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구조조정 외에는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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