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논단] 세계로 뻗는 한국문화, 전통을 담아라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09 17:11

수정 2015.09.09 17:11

[fn논단] 세계로 뻗는 한국문화, 전통을 담아라

올해 한국은 여러 가지 역사적인 일로 뜻깊은 해이다. 일제강점기를 벗어나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며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항일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톈안먼 성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함께 열병식을 참관한 일은 1992년 한·중 국교 정상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한반도의 역사적인 일이다.

한국은 1948년 건국 이후 혼란을 거친 후 지난 1960년대 이후 반세기 동안 유례 없는 산업발전을 이뤄왔으며 구매력 기준으로 개인소득 3만달러를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줘 개발도상국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 1970년대 초 오일쇼크,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등 수많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결과이다. 또한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게 되었다.

20세기 역사상 우리 민족처럼 핍박을 주변국으로부터 받은 나라도 없으며 짧은 기간 동안 국력을 선진국으로 성장시킨 나라도 없다.


한국은 지난 100여년간 경험했던 시대착오적·지정학적 약소국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당당히 선진국으로서의 자신감을 가지고 주어진 역할을 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과 같이 산업 제품에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여온 것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한국의 존재를 정확하게 알려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민족의 문화와 전통을 동서양에 소개함으로써 한국의 정체성을 찾는 일에 힘써야 한다.

우린 이미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통해 전 세계에 유례 없는 신기록으로 한국의 현대문화를 혁신적으로 전파했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반복 리듬에 흥겨운 춤으로 서울의 강남을 기억한다. 이러한 '감성'적으로 다이내믹한 K팝 한류의 전파는 한국의 브랜드를 키우는 데 막대한 역할을 했다.


우리는 그러한 감성적 한류를 넘어 동서양의 지식인 사회에 한국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강력한 국가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이성'적 한류를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과 같은 서양에 직접적으로 보다 능동적으로 위대한 한국의 문화를 심어주는 국민사업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조선시대 정조 대왕 때 통영 앞바다에 영국의 해상 상인이 표류하는 소설을 영어로 써서 서양의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일을 시도하자. 그 소설에 한민족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희로애락이 서양의 독자를 사로잡을 만큼 아름답게 표현하자. 그 소설에는 당시의 한민족의 뿌리인 조선사회의 문화·일상생활 등을 흥미롭게 설명해 조선의 문화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도록 한다.
실화는 아니나 가상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진정한 조선의 모습을 수동적이 아닌 긍정적인 자신감 넘치는 주인공을 내세워 한국의 문화·정서를 제대로 알리는 글로벌 소설에 도전하자.

이러한 국민적 도전 사업은 한 개인이 아닌 팀으로 전문화해 기획하고 다양한 학문분야의 기술융합에 의해 벤처가 탄생한다면 이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 도전과제이다.

김태완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