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틀릴 경우 신용도 감점
.# 하버드대학의 아심 크와자 교수는 맞춤법을 틀리지 않는 대출자는 틀리는 대출자에 비해 평균 15% 정도 덜 연체한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이 대출 신청 과정에서 맞춤법을 틀리지 않는지, 띄어쓰기를 제대로 했는지를 신용도에 반영하는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들은 이를 신용평가 변수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금융권에서 빅데이터 활용 영역을 마케팅, 리스크 관리, 보안, 신용평가 등 금융업 전 부문으로 확대하고 있다. SNS, 댓글, 기사, 음성,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행동 분석, 비금융 거래정보 분석, 온라인 평판 조회, 인성테스트 등의 방법으로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모델들이 우후죽순 개발되고 있다.
13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국내외 금융권의 빅데이터 활용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은 빅데이터 기반의 CLO(Card Linked Offer) 서비스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은행·보험사는 리스크 관리, 보안 등의 영역에서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CLO란, 카드회사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별로 맞춤형 혜택을 부여하고 결제와 동시에 할인 혜택을 적용해 주는 서비스 플랫폼을 말한다.
신한카드는 2200만 고객의 카드 사용실적을 토대로 고객별 소비패턴과 선호 트렌드를 분석하여 남녀 각각 9개 고객군을 추출한 후, 각각의 고객 유형에 최적화된 코드나인(Code9) 카드 시리즈를 출시했다.
삼성카드는 고객의 카드 거래실적을 분석해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맹점 혜택을 미리 고객에게 제안해 고객이 별도의 쿠폰이나 할인권을 제시하지 않아도 결제만 하면 자동으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링크(LINK) 서비스를 개발했다.
국내 은행들과 보험사들은 해커에 의한 외부 공격의 차단이나 보험사기 적발 등의 분야에 빅데이터를 활용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으로 대량의 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악성코드 공격에 대한 보안성을 강화했다.
삼성화재는 빅데이터를 토대로 접수된 사고의 패턴 및 위험도를 분석해 보험사기 의심 건을 추출하는 고위험군 사고 분석시스템 IFDS(Insurance Fraud Detection System)을 운용중이다.
해외 금융권(핀테크 기업 또는 인터넷 전문은행 포함)에서는 빅데이터 활용도가 국내보다 더 높다. 마케팅, 리스크·보안 관리 영역을 넘어 고객의 행동분석, 비금융 거래정보 분석, 온라인평판 조회, 인성테스트 등의 방법으로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했다.
고객의 글쓰기, 쇼핑행태, 상품약관을 읽는 시간 등 다양한 고객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대출 상환의지를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들은 맞춤법을 틀리지 않는 사람일수록 원금 상환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특성을 이용해 대출자의 SNS, 댓글 등을 확인해 이를 신용평가 변수로 활용하고 있다.
고객에게 얼마나 택배기사가 자주 방문하는 지, 상품약관과 대출신청 서류를 얼마나 오래 읽는지 등도 신용평가 변수로 사용된다.
우리금융 전략연구실 김종현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불법체류자의 증가(약 6800만명)로 은행 거래가 없는 대출자들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모델의 필요성이 증대했다”며 “핀테크 기업들은 통신료와 전기료, 수도료, 임대료 등의 지불금액 또는 납부여부 등을 판별해 신용도를 분석하는 기법으로 5300만명의 미국인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은행들과 P2P 대출 중개회사, 지급결제 핀테크 기업들은 소셜미디어 데이터, 금융권 상담이력, 온라인 평판조회, 고객의 인성테스트 등을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하는 모델을 도입하는 추세”라며 “국내 금융회사들은 자체적으로 빅데이터 활용역량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외부 기업과 제휴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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