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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혈병 조정위 이상 행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직업병 문제 조정 역할을 맡고 있는 조정위원들이 이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철저히 중립을 지켜야할 조정위원들 중 일부가 외부 강연활동을 통해 조정위에 참여하고 있는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조정이란 대립되는 이해관계에서 분쟁해결을 뜻한다. 이를 담당하는 이들한테 중립성과 형평성이 가장 기본적인 덕목으로 요구되는 이유다. 출범 초기부터 편파성 문제가 불거졌던 조정위가 일부 조정위원들의 편향된 행보로 스스로 공정정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백도명 조정위원(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은 지난달 8월 27일 한국산업보건학회가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250여명의 관계자들 앞에서 30분간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그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근거나 기준이 모호하더라도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모든 사람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올림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백 위원은 반올림 상임활동가 공정옥씨가 2011년 8월 1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반올림 활동을 지원하는 전문가'로 소개할 만큼 반올림 활동과 밀착돼 조정위원 선정 때부터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또 다른 조정위원인 정강자 교수가 대표로 있는 참여연대는 지난 14일 성명서를 발표해 반올림의 주장을 사실상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법관 윤리강령은 구체적 사건에 관해 법관의 공개적으로 논평이나 의견 표명을 금지하고 있다.

사적 조정절차에 관여하는 위원에게 법관과 같은 행동규범을 요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조정을 담당하는 조정위원들이 일방의 주장을 대변하고 심지어 공동으로 여론전을 펼치는 행태는 조정위의 신뢰를 스스로 깨뜨리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조정위원회는 이날 "당사자 사이에 찬반양론이 있는 등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10월 7일 비공개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조정위원회는 중재 권고안 발표 이후 가중된 혼란이 누구의 탓인지부터 먼저 따져 봐야할 것이다.

가족대책위 구성원들은 수년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직업병 문제에 매달리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는 조정위원들이 "오래 지연돼온 문제가 신속히 해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가족대책위의 절규에 응답할 차례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