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지역에도 '한국관광 붐' 온기 퍼지려면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0 16:58

수정 2015.09.20 16:58

[특별기고] 지역에도 '한국관광 붐' 온기 퍼지려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홍역의 혹독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동안 방한시장 회복을 위한 정부, 지자체, 업계의 발빠른 행보는 중국 현지 관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런 노력으로 많은 여행사가 방한관광 안전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상품 판매를 재개했고, 매체들도 연이어 한국관광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현재 방한시장은 빠른 속도로 이전 상태로 회복되고 있으며 추석 연휴와 10월 초 국경절을 계기로 중국인들의 방한관광 붐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지자체들의 해외마케팅 방법 때문이다. 그동안 지자체들의 외국 관광객 유치 노력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관광자원이 현지 여행사에 알려지고, 또한 상품으로 판매돼 실제 외국인 관광객이 그 지역을 찾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투입한 노력에 비하면 그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

지역관광 활성화에 대한 다양한 대책이 있겠지만 현지 여행사 및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보면 각 지자체들이 면적으로는 중국 산둥성보다도 작은 국가에서 너무 많은 행정구역 단위로 마케팅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지 시장수요에 대응한 관광자원 소개보다는 공급자 위주의 홍보행사를 하다 보니 효율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지자체는 좋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숙박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해당 지자체가 제공하는 정보만으로 상품개발이 불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인근의 타 지자체에 좋은 숙박시설이 있을 경우 이를 함께 소개한다면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최대·최고의 노인복지시설을 갖춘 광주광역시가 이를 활용해 중국 노인단체를 유치하고, 또 숙박·음식 등 관광기반 시설은 충분하지만 부족한 관광자원을 보충하기 위해 전라남도와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건 지자체 해외마케팅의 좋은 사례다.

또한 명확한 공략시장 설정도 중요하다. 관광자원을 일방적으로 소개할 게 아니라 이런 자원이 필요한 수요자 계층이 누구며 어디에 있는지 시장을 세분화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는 소위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이 과연 어떤 성별, 연령, 지역, 성향을 가진 계층에게 더 큰 소구력을 가질지 면밀히 고려해 본다면 더욱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대표상품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을 발굴해야 한다. 이는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자는 게 아니라 해당 지역으로 한정돼 있는 시야를 외국에서 보는 시야로 넓혀 보자는 것이다.

각 지역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우수한 관광자원이 널려 있다.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각 지자체에서 해외에 소개할 때 이를 지역 대표로만 홍보해 그 가치가 축소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가령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보령머드 축제의 경우 외국인에게 보령시나 충청남도는 서울이나 제주도에 비해 많이 낯설기 때문에 굳이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축제로 가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를 특정 지자체의 관광설명회가 아닌 한국 최고의 관광축제 설명회로 개최한다면 훨씬 효과가 클 것이다. 요컨대 외국 관광객의 시각을 가지고 공략시장을 세분화하며, 지역 간 협력으로 관광매력을 살리는 것. 이것이 지역관광 활성화의 기본이다.


박정하 한국관광公 베이징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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