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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게임 부흥 이끈 남궁훈 엔진 대표 "모바일 보드게임, 사행성 없이도 수익 낼 수 있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0 17:48

수정 2015.09.22 19:13

다음카카오와 손잡고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
남궁훈 엔진 대표가 20일 경기도 판교 엔진 본사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사업계획 및 업계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남궁훈 엔진 대표가 20일 경기도 판교 엔진 본사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사업계획 및 업계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행성 요소를 빼도 모바일 보드게임에서 충분히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최근 다음카카오와 손잡고 모바일 보드게임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나선 남궁훈 엔진 대표가 자신있게 말한다.

다음카카오가 엔진과 함께 모바일 보드게임 시장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게임 업계와 정부의 시선이 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고스톱을 비롯해 포커, 바둑, 장기, 윷놀이 등 보드게임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 분야로 조명받고 있어서다.


그러나 보드게임에 꼬리표로 붙어다니는게 '사행성'이다. 게임 사용자들이 게임에 활용되는 아이템을 현금으로 환전하는 불법행위를 벌이면서 사행성 시비가 늘 일었기 때문이다.

결국 수익성이 높은 보드게임에서 사행성을 배제하지 못하면, 다음카카오가 추진하는 모바일 보드게임은 게임산업 전체를 다시한번 정부규제의 올가미로 몰아넣을게 뻔하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 전체가 위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바일 보드게임 시장에, 웹보드로 유명했던 옛 한게임 창립멤버들이 다시 뭉친 것이다.

보드게임의 전성기를 모바일에서 재현하면서 사행성을 배제해 건전한 게임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회적 인식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다시 뭉친 한게임 멤버들이 내놓은 결과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20일 경기도 판교 엔진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남궁 대표는 '시대가 변했다'며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모델로 비지니스를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NHN 한게임 사업부장과 NHN 미국 법인 대표, CJ E&M 게임부문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맡으며 굵직한 성공사례를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사행성 논란 없을 것"

남궁 대표가 이끄는 엔진은 다음카카오의 투자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의 투자를 받아 여러 캐주얼 게임사들과 함께 보드게임 등을 연내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그는 "이제 캐주얼 게임이 돈을 버는 시대"라며 "과거 애니팡이 PC에선 매출 못올렸지만 모바일에선 국민게임으로 성공한 시대"라고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된 게임시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웹보드 게임 출시 이후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면서 게임산업과 정부간 많은 조율이 이뤄졌다"며 "모바일 보드게임은 정리된 사회규범을 철저히 준수하고 사행성 문제를 철저히 배제해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 대표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명절에 즐기는 모바일 보드 게임 문화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남궁 대표는 김범수 의장과의 협업 추진과정에 대해 "사업을 추진 하면서 다음카카오에서 투자를 받으면 좋겠다 싶어 제가 생각하는 사업 형태를 직간접적으로 알렸다"며 "그러다 다음카카오가 고민하는 상황과 맞아떨어졌고 인간적인 과거의 신뢰관계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독립개발사 성공 위해 주력

게임인 재단을 세워 중소 게임사 지원에 나섰던 남궁 대표는 재단 차원의 지원을 넘어 사업을 통한 게임 개발사 활성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수익 배분도 70%를 개발사에게 분배하고 개발사의 지적재산권(IP)도 퍼블리싱 플랫폼이 아닌 개발사가 소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남궁 대표는 "이제 PC게임 시대처럼 모바일 게임에서도 자본의 힘이 중요해졌다"며 "업계의 허리축 역할을 하는 독립개발사들의 부흥을 돕겠다는 생각으로 엔진이 나서겠다. 독립개발사가 엔진을 통해서 성공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카카오와의 연합으로 게임 개발사에 유리한 퍼블리싱 환경이 보다 쉽게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남궁 대표는 "게임의 마케팅 역할은 다음카카오가 해줄 수 있고 자금 지원 역할은 벤처캐피탈이 할 수 있다. 여기에 엔진이 폴리싱(게임 다듬기)에 집중하면 강력한 퍼블리싱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카카오 투자 외에도 벤처캐피탈의 투자도 받고 있어 연내 만족할만한 수준의 투자 유치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남궁 대표는 "제가 케이벤처그룹에게서 투자를 받을 때 5년간 퇴직 금지, 2년간 이직 금지 등의 조건을 맺었기에 7년간은 이 사업에만 매진할 것"이라며 "제 인생 마지막 게임 사업이 되지 않을까 싶어 엔진을 통해 멋있게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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