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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20년만에 역사 뒤편으로 사라지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3 14:53

수정 2015.09.23 14:53

다음, 20년만에 역사 뒤편으로 사라지다

다음커뮤니케이션(Daum)이 설립 20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국내 최초 무료 e메일 서비스 '한메일'을 시작으로 인터넷 카페 등 대한민국 인터넷의 독특한 문화인 '포털'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내고, 국내 인터넷 산업을 이끌어 왔지만 모바일로 흐름이 넘어가면서 신흥주자 '카카오'에게 흡수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23일 다음카카오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카카오'로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함으로써 공식적으로 '다음'이란 사명이 없어졌다. 이날 새로 이름을 바꾼 카카오는 사명 변경과 함께 신규 기업 이미지(CI)를 공개, 다음의 이미지는 완전히 희석됐다.

이에 따라 합병 이후 사라진 다음의 서비스 가운데 다음 PC 포털과 다음 애플리케이션(앱)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만이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디음은 지난 1995년 2월16일 설립돼 1997년 5월 국내 최초로 무료 e메일을 제공하는 한메일넷(hanmail.net) 서비스를 시작했다.


1999년 7월 '다음'이란 이름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로 개편해 e메일 서비스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로 서비스 폭을 넓히며 국내 대표 포털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2000년에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 '다음쇼핑' 개설에 나섰고 2003년에는 웹툰의 시작인 '만화 속 세상'으로 이용자 기반을 공고히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네이버의 검색 강화를 무장한 새로운 콘텐츠 출시 등 변화하는 흐름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검색 점유율을 비롯해 시장에서 만년 2위 포털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이재웅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흐름이 강화되면서 '마이피플'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내놨지만, 무섭게 등장한 카카오톡에 밀리며 서비스도 합병 이후 철수하게 된다.

카카오가 카카오톡과 카카오게임하기를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결국 2014년 5월 다음은 카카오의 합병을 발표, 그해 10월 다음카카오 통합법인으로 설립된다.

이후 다음과 카카오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다음카카오는 결국 PC 기반의 다음을 떼버리고 모바일 강화를 위해 '카카오'만을 남겨두기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벤처 1세대의 상징적 의미였던 다음이 또 다른 1세대에 의해 교체되는 모습에 만감이 교차한다"며 "변화 흐름을 한번 놓치면 되돌리기 어려운 결과를 맞이한다는 결과를 느끼게 해주지만 다음이 했던 서비스는 국내 IT 역사에 오래도록 회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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