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다시 배우는 한국] "중국 더이상 후발주자 아니다" 한국 ICT '中 다시보기' 열풍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4 17:35

수정 2015.09.24 17:35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전세계 모바일시장 주도권 잡은 중국
재평가 받는 중국.. 중국, 인프라는 뒤지지만 O2O서비스·핀테크·보안 한국보다 3년 이상 앞서
정부, 對중국 인식 바꿔.. 중국 창업생태계 선순환 세계시장 주도하는 원동력 정부도 벤치마킹 동참
[중국 다시 배우는 한국] "중국 더이상 후발주자 아니다" 한국 ICT '中 다시보기' 열풍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기술력에 비해 2~3년 뒤져 있다고 인식했던 중국의 ICT에 대해 "다시 보자"는 바람이 불고 있다.

사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인프라 면에서는 아직 뒤져 있지만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핀테크, 정보보안 등 서비스 면에서는 이미 중국이 우리나라를 3년 이상 앞서 있다는 재평가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ICT산업 발전의 기반이 된 정책지원, 신규 산업 확산 노하우를 배우자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중국 내 ICT 창업 생태계를 면밀히 분석, 중국이 신흥ICT 강국으로 떠오르게 된 핵심 요인 파악에도 본격 나섰다.

■부처 내 '대중국 인식 재전환'

24일 미래창조과학부 및 정부 부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을 중심으로 중국의 ICT 경쟁력이 한국을 뛰어넘으면서 각료들 사이에 '대(對)중국 인식 재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 열린 차관회의에서는 각 부처에서 중국 산업의 변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는 후문이다.


앞서 최재유 미래부2차관이 지난 6일 중국을 방문,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중국 난징과 선양의 스마티시티 조성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 등을 마련하고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중국의 새로운 경제성장 키워드인 '인터넷 플러스(+) 행동전략'과 관련, 전통산업과 ICT를 결합해 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정책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뛰어난 ICT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부처 간 칸막이 규제나 기득권층의 반발로 '스마트 의료'나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은 과거 싸구려 제품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과 적극 협력하면서 모바일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며 "과거 일본 기술을 추격하는 형태로 우리가 성장했다면, 중국에 대해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그들의 인력과 기술을 대폭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中창업생태계 노하우 배우는 정부

이 때문에 정부가 직접 중국에서 ICT 분야 인력양성과 연구개발(R&D)을 추진하는 움직임도 발바르게 진행된다.

미래부는 다음 달 중국 현지에서 '창업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오는 12월 '글로벌 혁신센터(KIC)-중국'을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전 세계 ICT 흐름을 주도하면서 나타난 민간기업의 중국 벤치마킹 열풍에 정부도 동참한 셈이다. 가장 큰 목적은 중국 정부의 창업 생태계 활성화 노하우를 직접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KIC-중국은 주로 현지에서 과학기술.ICT 분야 진출이나 창업에 나서는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며 "국내에서 R&D로 이룬 기술개발 성과가 중국 현지에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래부는 'K-Global@상하이'와 한.중 ICT 전략회의 등을 연내 개최해 양국의 ICT 기술·인력·자금 교류를 확대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도 스타트업 지원책 나와야

중국이 ICT 신흥국으로 부상한 핵심 배경은 현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창업 붐이다. 베이징의 중관춘 지역은 우수인력과 정책지원 및 자금이 집중되면서 중국 전체 창업투자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선전은 스마트 기기 제조 기반이 잘 갖춰져 있어 부품수급이나 소규모제품 생산이 수월하다는 평가다.
또 상하이는 실용주의가 상대적으로 강해 게임과 같이 수익모델이 확실한 분야를 중심으로 창업이 일어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은 이미 O2O서비스, 간편결제서비스 등 핀테크 분야는 물론 보안시스템 영역에서도 우리의 그것을 훨씬 넘어선 상태라는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측은 "중국 ICT 기업의 성공사례를 이어가려는 창업 열기가 앞으로 5~6년간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이 중국 창업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에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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