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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리더십' 네이버 vs '집단리더십' 카카오...서로다른 경영체제 실험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9 14:07

수정 2015.09.2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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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 업계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서로 다른 조직문화 실험이 화제다. 네이버는 '셀프리더십'을, 카카오는 '집단리더십'을 각각 표방하면서다.

리더십의 형태는 다르지만 이 두 업체는 공통적으로 '모바일 퍼스트(우선주의)'를 외치며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처럼 작은 단위로 조직을 세분화시키고 있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서는 빠른 의사결정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같은 목표지점을 향해 서로 다른 리더십 실험을 벌이는 두 업체의 경쟁력이 어떤 차이를 빚어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셀프리더십‘ 네이버 vs ‘집단리더십‘ 카카오
업체명 * 주요 조직 변화
네이버 - 본부제 폐지 후 ‘셀(cell)‘ 제도
- 책임근무제(출·퇴근 자율 등)
- 사내독립기업 및 책임예산제
카카오 - 최고경영진협의체 신설(CXO팀)
- CEO 직속 경영자문협의체 구성
- 단체 미팅 ‘T500‘ 통해 비전 공유


■네이버, 서비스 단위 '셀 조직'으로 의사 결정속도↑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직원 개개인이 더 많은 자율과 책임을 가지고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책임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을 정하지 않고 임직원이 업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사용토록 한 것. 또 인사, 총무, 복리후생 관련 결재의 70%는 직원 본인 전결로 이뤄지도록 했다. 일례로 연차휴가 등이 필요할 경우, 조직 수장의 결재 없이 자율적으로 신청해 사용하면 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이돌 스타를 앞세운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V'처럼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중동지역까지 서비스 대상 국가가 확대되면서 해외 현지와 시간을 맞춰 일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출·퇴근 시간 자율제를 도입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최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조직이 관료화되는 것을 막겠다며, 서비스 단위 조직인 '셀(Cell) 제도'와 '사내 독립기업(CIC·Company-In-Company)'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비스 특성에 따라 젊고 감각적인 실무형 인재들이 독립적으로 조직을 구성토록 한 것이다.

이때 직급에 제한 없이 선정된 각 셀 조직의 리더는 연봉, 보상체계, 승진기준 등 인사권은 물론 '책임예산제'를 바탕으로 각각의 서비스 프로젝트에 맞게 예산을 운영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역량이 입증된 셀 조직은 '웹툰&웹소설셀'처럼 CIC로 선정, 사내 독립 기업으로서 리더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얻게 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급변하는 모바일 시대 속에 개별 서비스의 빠른 의사 결정과 과감한 실행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특히 셀 제도를 도입하면서 신규 서비스 개발 기간 등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 뉴리더 임지훈 체제 조기 안정화 위해 집단경영 도입
카카오는 기존의 공동대표 체제를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새롭게 선임된 임지훈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최고경영진협의체를 신설했다. 이른바 'CXO팀'으로, 과거 경영정책과 광고사업 등 목적별로 세분화되어 있던 조직을 ◬서비스 ◬비즈니스 ◬기술 ◬재무 ◬지원 등5개 부문으로 재정비하면서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최고상품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구성된 집단경영체제를 만든 것이다.

또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경영자문협의체를 신설하는 등 35세 젊은 CEO인 임 대표 체제를 조기에 안정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임 대표를 중심으로 조직 간 유기적 협업을 이끌어 내기 위해 마련된 의사결정체계"라며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리더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업 문화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카카오는 매주 화요일, 임직원 전체가 함께하는 단체 미팅 성격의 'T500'을 진행한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이 직접 나서 회사와 관련된 주요 내용들을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상호신뢰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단순히 공지사항을 띄우는 형태가 아니라, 임직원 전체가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토론의 장으로 전개된다. 앞서 이달 초 ' 다음카카오'의 사명을 '카카오'로 변경할 때도 김 의장이 'T500'을 통해 직접 발표한 뒤, 언론에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창의적인 생각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각자의 취향대로 업무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 내 기업들을 벤치마킹한 스탠딩 전용 책상에서 서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고, 사내 이동수단으로 킥보드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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