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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승기하수처리장 이전에 남동구·환경단체 반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04 18:13

수정 2015.10.04 18:13

남동구 "무작정 이전 불합리" 환경단체 "저어새 서식지 파괴"
【 인천=한갑수기자】 인천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승기하수처리장 이전을 둘러싸고 기초지자체와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인천환경공단과 인천시는 승기하수처리장의 시설이 노후화돼 남동 유수지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4일 밝혔다.

승기하수처리장은 1995년 연수구 동춘동에 설립돼 남동공단과 연수구 지역 생활하수.공장폐수를 하루 27만5000t씩 처리하고 있다.

공단과 시는 승기하수처리장은 설립된 지 21년 밖에 안됐지만 행정절차와 실제 공사기간 등을 포함할 경우 8~10년 걸리기 때문에 법적 내구연한인 30년에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과 시는 승기하수처리장을 수리·보수해 사용할 경우 신규 건설 시설물보다 기능이 떨어지고 시너지 효과도 미미하다는 판단이다.

공단과 시는 지난해 승기하수처리장 재건설 관련 타당성 용역 결과 현 위치에 지하화해 재건설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승기하수처리장 수리·이전의 경우 국비 지원 대상이 아니어서 전액 시비가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인천시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수처리장은 원칙적으로 신규 설치 시 1회에 한해 국비지원이 가능하지만 수리와 이전 재건설하는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승기하수처리장 이전 장소로 남동유수지와 송도국제도시 11공구를 비롯해 3~4곳의 후보지가 검토되고 있다. 하수처리장 이전·건설비용으로 3000억∼5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공단과 시는 하수처리장 이전 비용의 절감을 위해 현 하수처리장 부지를 매각해 공동주택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부지 매각 대금으로 이전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의도이다.

공단과 시는 이전하는 하수처리장을 현 시설과 같이 지상 노출 시설물로 건설하기보다는 지하에 건립해 악취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하수처리장 이전 후보지 중 한 곳으로 남동 유수지가 알려지면서 해당 자치구인 남동구는 혐오시설 이전을, 환경단체는 멸종위기 천연기념물인 저어새 서식지 파괴 등을 이유로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남동구는 인천시가 기존 시설을 증설.보완하는 방안 없이 무작정 이전하려는 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저어새는 한국의 대표적인 멸종위기 조류인 만큼 저어새를 쫓아내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남동유수지는 3~4곳의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만약 이전 장소로 결정되더라도 악취가 없는 친환경 시설과 조류 서식지 정비를 통한 적합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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