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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PP 맞서 RCEP 적극추진...WTO 대체에 반대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09 16:25

수정 2015.10.09 16:25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중국 당국이 최근 타결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에 맞서 중국이 현재 진행중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인 추진을 시사했다. 또한 TPP 규정이 향후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 가오후청 상무부장은 9일 관영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TPP 타결 이후 처음으로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우선 미국 주도의 TPP 타결과 관련 향후 중국의 대응 전략에 대해 "중국 공산당 제18차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차 3중전회) 및 4중전회 이후 안정적으로 대외 개방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미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아세안), 칠레, 뉴질랜드, 한국, 호주 등 22개 국가 및 지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가오부장은 특히 현재 추진중인 중국 주도의 RCEP가 TPP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RCEP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포함돼 있고 회원국이 가장 많으며 경제발전수준의 차이도 크다"면서 "발전적인 측면에서 가장 활력적인 자유무역지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RCEP에는 TPP 회원국 중 7개국이 포함돼 있다"며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개방성, 포용성을 지닐 것"이라고 말해 TPP 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RCEP는 아세안(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인도,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는데 타결시 세계 인구 절반이 참여하고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TPP에 이어 세계 2위의 거대 경제블록이 탄생하게 된다. 오는 12~16일 부산에서 10차 협상이 진행되는데 연말까지 협상을 타결짓는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지만 각국의 이해 관계가 커 타결 시간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미국 주도의 TPP 규정이 WTO 규정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중국은 다자간 무역체제의 적극적인 참여자로 WTO로 대표되는 다자간 무역체제는 전세계 무역 규칙의 중요한 통로다"며 "중국은 WTO 회원국들이 세계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다자간 무역체제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가오 부장은 "모든 지역의 자유무역협정은 타결 이후 비회원국에 일정한 무역투자 및 무역이전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TPP의 영향에 대해 중국 정부는 정식으로 발표될 협정문을 근거로 전면적이고 체계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TPP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어느정도 악영향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그는 미국과 협력 가능성도 열어놨다.
가오 부장은 "지난해 중국과 미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들이 채택한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 구상 로드맵은 중요한 협력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중국은 미국이 다자간 무역체제의 틀 내에서 글로벌 무역규칙 제정에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h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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