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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 받은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09 20:43

수정 2015.10.09 20:54

재스민 혁명 이후 민주주의 구축 기여
시민들 자발적으로 결성 4대 핵심 시민사회 지칭
집권당-야권 협상 중재 독립 과도정부 구성 참여
노벨 평화상 받은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튀니지의 모든 국민들이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예상 밖이었다.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튀니지의 민주화에 공헌한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외신들은 "튀니지의 '아랍의 봄', 바로 국민들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다. 혼란이 계속되는 중동·북아프리카에서 국민이 주도하는 시민기구가 민주주의에 이바지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 것이다.

튀니지는 2011년 봄 세계정세를 뒤바꾼 '아랍의 봄'을 촉발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난 곳이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국민4자대화기구는 2011년 튀니지의 민주화 혁명인 '재스민 혁명' 이후 사회적인 필요에 의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4개 조직을 말한다. '재스민 혁명'은 2010년 12월 한 노점상 청년의 분신으로 시작됐다. 민주화 시위는 시리아 전역으로 확산됐다. 시민의 힘이었다. 결국 이듬해 튀니지의 독재자 벤 알리가 물러났다. 그러나 정국은 혼돈에 빠졌다. 국민4자대화가 탄생한 것이 이때다. 당시 이들의 정치적인 배경은 달랐지만 목적은 같았다. 이념과 종교를 벗어나 혁명 이후 튀니지 국민들의 기본권과 평화 이행을 위한다는 목적이었다. 하나의 통합된 조직이라기보다 '시민사회'를 일컫는 의미가 더 정확하다.

이들 시민사회는 튀니지 민주화가 현실정치와 사회에 이행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노벨위원회는 "이 단체는 2011년 '재스민 혁명' 이후 튀니지의 평화적, 정치적 진보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국민4자대화기구의 '4자'는 노동계를 대표하는 튀니지총노조(UGTT), 산업계를 대표하는 튀니지산업.무역.수공업연맹(UTICA), 시민운동을 대표하는 튀니지인권연맹(LTDH), 법조계를 대표하는 튀니지변호사회(ONAT)를 말한다.

4자의 중심에는 UGTT가 있었다. UGTT는 지난 2013년 말 이슬람 성향의 집권당인 엔나흐다당과 야권의 협상을 중재,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합의는 튀니지 정국 혼란에 종지부를 찍는 전환점이 됐다. 이어 튀니지의 독립적인 과도정부 구성에도 참여했다. 당시 국민4자대화기구의 중재 합의로 튀니지는 지난 2014년 1월 중립 성향의 메흐디 조마하 새 총리를 수장으로 한 과도정부가 탄생했다. 과도정부는 새 헌법 초안을 만들고 지난해 10월 총선, 12월 첫 자유경선을 거친 대통령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베지 카이드 에셉시가 첫 민선 대통령이 됐다. 이후 튀니지 정국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는 새 헌법에는 남녀 평등, 여성의 권리 보호가 명시됐다.

튀니지의 민주화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국민들의 합의로 다원적인 민주화를 정착한 유일한 국가라는 점에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