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의장 맡아 지원
우즈의 빈자리 걱정했지만 스피스·데이로 흥행몰이
국내 갤러리 문화도 성공
【 송도(인천)=정대균 골프전문기자】"아시아 국가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 대회는 지금까지 모든 것이 훌륭하게 진행됐다."
우즈의 빈자리 걱정했지만 스피스·데이로 흥행몰이
국내 갤러리 문화도 성공
대회를 주관하는 PGA투어 팀 핀첨 커미셔너가 대회 사흘째인 10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에 내린 평가다. 한 마디로 성공한 대회라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핀첨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번 대회가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충분히 체감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 대회의 국내 개최가 처음 결정된 이후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많은 사람들의 걱정은 커져만 갔다.
우선 개최국 행정수반이 의장을 맡는다는 대회 관례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의장을 맡을 것인가에 대한 전망부터 불투명했다.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해 대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대회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직위원회로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는 골프에 대한 국민정서를 무시한 채 대회 유치 초기부터 그것을 확약할 수 없었다.
그 다음은 스폰서 유치 등에 절대적 영향력이 있는 타이거 우즈의 부재가 일찌감치 결정된 것도 걱정거리였다. 우즈는 극심한 부진으로 프레지던츠컵 포인트에서 밀려 자력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된데다 미국팀 단장인 제이 하스의 간택마저 받지 못했다. 국내 선수 중에서 자력으로 한 명도 출전할 수 없게 됐다는 점도 우려를 자아내게 한 부분이었다. 이는 갤러리 동원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국내 골프팬들이 인터내셔널팀보다는 상대적으로 스타 플레이어가 많은 미국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 225개국, 10억 가구에 비쳐질 우리의 갤러리 문화도 신경을 써야할 점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런 모든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회 개막식에 참석, 참가 선수들에 대한 격려와 함께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우즈를 대신해 세계랭킹 1, 2위 조던 스피스(미국)와 제이슨 데이(호주)가 흥행몰이에 나섰다. 국내 선수로는 병역문제로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던 배상문(29)이 단장 추천으로 출전 기회를 잡아 맹활약을 펼쳤다. 우려했던 갤러리의 관전 태도도 메이저대회 버금갈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 인터내셔널팀 수석 부단장 최경주는 "골프팬들의 성원과 현장에서의 수준 높은 관전문화가 성공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가 남긴 성과와 교훈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성숙해진 갤러리 관전 태도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면에서 이번 대회의 진정한 승자는 국내 골프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습 라운드를 포함해 갤러리 입장이 허용된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이번 대회를 찾은 관객수는 총 10만여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서 개최된 단일 대회 갤러리 수로는 역대 최다다. 게다가 대부분이 고가의 티켓을 구입해 대회장에 입장한 유료 갤러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러리 관전 태도는 메이저 대회급이었다는 평가다. 대회조직위원회의 사전 홍보에 따라 대회장에 가지고 들어와서는 안될 품목의 반입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경기 방해를 이유로 금지된 선수들에 대한 사진촬영 역시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 점에서 2015프레지던츠컵은 우리의 골프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중요한 전환점이 된 것이 분명하다. 한 마디로 우리 골프계에 큰 울림을 가져다 준 일대 사건이라는 게 대체적 견해다. 국내 골프산업의 르네상스가 기대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거기에는 골프에 대한 정부 정책의 변화와 골프 꿈나무들에게 확실한 동기를 부여했다는 점도 포함된다. 이번 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국가대표 이재경(청주신흥고1)은 "엄청난 감동이었다"며 "10~11일 이틀간 스코어보드를 들고 선수들을 가까이 따라다니면서 아주 많은 것을 배웠고 더 큰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스타 플레이어가 투어 흥행의 절대적 요건이라는 교훈도 남겼다. 그런 점에서 침체일로인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던진 메시지는 더욱 확실하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제아무리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해도 그 구성원들이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 점에서 내년 초 새로운 임기가 시작되는 신임 회장을 선출해야하는 KPGA구성원들은 이번 대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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