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 때리기'에만 몰두하는 정치권.. 역차별 해소해야

유해정보 3분의 2가 해외 인터넷 통해 유입되는데..
법 개정 권한 있음에도 제도개선 노력 안보여 균형있는 정책 마련을


여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네이버.다음 등 국내 포털의 선정성.편향성을 지적하면서 각종 규제방안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정작 구글.페이스북 등 해외 인터넷서비스를 통해 유입되는 유해정보에 대해서는 손도 대지 못한채 수수방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해외에 서버를 둔 서비스에 대해서는 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정작 법을 개정할 권한이 있는 정치권은 제도를 개선할 노력은 없이 당장 '말발'이 먹히는 국내 인터넷 사업자 두들겨패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확산되고 있다.

■해외 인터넷 통한 유해정보가 3분의 2

1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에 시정조치된 성매매.음란콘텐츠 중 3분의 2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해외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유통된 콘텐츠였다.

최근 수년간 방심위 제재 상위 10대 사이트에는 트위터, 구글을 비롯해 텀블러닷컴 등 해외 사이트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구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해외 사업자의 웹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은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여 한글로 표기된 음란물, 자살사이트 등 불법정보의 유통경로가 되고 있다.

해외 사이트와 앱에선 직접적인 검색어 외에도 성적인 단어와 무관한 검색에도 불법 음란물이나 불법 성인광고 등이 쉽게 검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권에선 포털의 메인화면 기사에 대해서만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네이버와 다음의 메인에 노출된 1만4742건의 기사 제목 중 10%인 1477건에서 '성', '자살', '폭력', '테러', '살인' 등의 제목이 노출됐다는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달 초 최고위원회의에서 "포털은 온 국민에게 노출되는 만큼 이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사는 줄여야한다"며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를 포털이용자가 가장 많은 시간에 배치하는 왜곡된 편집은 포털의 사회적 책임 강화 측면에서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균형있는 정책 마련 않고 국내 사업자에만 큰소리

여당의 이같은 지적은 국내 인터넷 산업의 역차별 현실을 무시한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일부 국감장에서 해외 인터넷 사업자의 불건전 서비스를 지적했을 뿐, 이보다 '포털 편향성'에 집중하면서 국내 인터넷 산업 관련 정책은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의 역차별 사례가 산적해 있는데도, 때만 되면 나오는 '포털 길들이기'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치권과 달리 학계와 당국 등에선 역차별 해소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우선적으로 해외 사업자에게도 법을 적용하는 역외 규정을 도입할 명분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의 경우에도 개인정보 수집을 비롯해 청소년 보호 및 유해매체물 관리 등의 규정을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은 지키고 지키고 있지만, 해외 인터넷 사업자들은 준수하고 있지 않다. 이향선 방심위 선임연구위원은 "국외에서의 행위도 국내에 영향을 미치면 우리 법을 역외적용할 수 있는 법적 논리가 국제적으로 상당 부분 정립돼 있다"며 "최소한 국내에서 사업활동을 하고 있는 해외 사업자들에 대해 국내 기업들과 같은 위반사항에 관련법을 적용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