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노동학 학술역량 세계서 주목"
2012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ILERA) 세계대회에서 2015년부터 3년간 학회를 이끌어갈 차기 회장을 선출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장(사진)이 만장일치로 뽑혔다.
한국인 최초로 이룬 쾌거다. 1966년 설립된 ILERA는 세계 고용.노동 분야의 최대 학술단체로 꼽힌다. 3년이 흐른 지난 11일 김 교수가 ILERA 회장에 취임했다.
ILERA는 국제노동기구(ILO)에 본부를 두고 있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35개 주요 국가의 학자들과 정책 관계자들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다. 노사관계, 노동시장, 노동법 등 학술 연구를 통해 정책을 개발한다. 3년에 한번씩 열리는 ILERA 세계대회는 '노사관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다. 세계대회는 3년마다 대륙별로 돌아가면서 개최된다.
김 교수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2018년 세계대회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다. 김 교수는 "그동안 아시아에서는 일본에서만 두 번 열렸는데 한국에서 처음 대회를 열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회에는 ILO 관계자, 학자 등 전 세계에서 약 20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고용'이다. 김 교수는 "현대에서 발생하는 경제 위기를 버텨내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용에 대해 머리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될 수 있었던 건 그간의 학문적 성과와 활발한 대외 활동 덕분이다.
빼곡한 해외 일정으로 인터뷰도 휴일인 지난 9일 가졌다. 인터뷰 직후 김 교수는 프랑스 파리로 떠난다고 했다. 프랑스 KEDGE 경영대학의 이사회 멤버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금 유럽에서는 아시아를 공부하기 위한 열의가 뜨겁다"면서 "그 중에서도 학문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온 한국이 가장 각광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의 전문 분야는 노사관계다. 말 그대로 기업 경영자와 직원들이 서로를 어떻게 만족시킬지 연구하는 이론이다. 김 교수가 집필한 '현대 고용관계론'은 대표적인 노사관계 교과서로 손꼽힌다. 그만큼 국내 활동도 두드러진다. 현재 규제개혁위원,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 고려대 경영대학장 및 경영전문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장도 역임했다.
3년 전 ILERA 회장에 선출된 당시와 지금, 3년간의 우리나라 노동시장 변화에 대해 물었다.
김 교수는 "전 정부에 비해 박근혜정부는 노동문제가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진단하고 노동개혁을 이슈로 꺼내들었다"면서 "노사정위원회를 복구하는 등 노동문제가 상당히 전면에 나서는 모습인데 그 판단이 정확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정부 주도로 시작된 청년희망펀드에 대해서는 "쓸 데 써야 한다"고 직언했다. 김 교수는 "면접 사진이나 정장을 지원해 준다고 하는데…. 면접 사진을 없애도록 하는게 맞는 것 아니냐"면서 "가족 관계 등 차별 소지가 있는 항목을 없애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어 "취업 상담이나 창업 지원 등 생산적인 곳에 쓰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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