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눈 밑에 매일 '빨간점' 그리는 여성의 사연은?

김주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21 15:36

수정 2016.02.29 17:37

"딸이 아직 어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알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딸이 상처받지 않고 건강하고 밝게 자랐으면 좋겠다". 한 20대 엄마의 작은 바람이다.

혈관종 때문에 얼굴에 작은 혹을 가지고 있는 딸이 행여나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늘 걱정이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아침 빨간색 립스틱을 들고 거울 앞에 선다. 그리고는 딸 얼굴에 있는 혹과 비슷한 모양의 점을 그린다. 딸이 얼굴에 있는 혹을 부끄럽지 않게 느꼈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사는 제시카 샌즈(24)와 그녀의 생후 7개월 된 딸 매디슨의 사연을 보도했다.


미러에 따르면 매디슨은 혈관종으로 오른쪽 눈 아래 손톱 크기의 작은 혹을 가지고 있다. 혈관종은 비정상적인 혈관이 뭉쳐있는 덩어리를 의미하는 말로 종양의 일종이며 혹 안에 혈액이 차올라 빨갛게 보이는 게 특징이다. 마치 딸기처럼 생겼다고 해 '딸기 혈관종'이라고도 불린다.

처음부터 매디슨의 혹이 눈에 띄게 큰 것은 아니었다. 생후 2개월까지만 해도 작은 점 같았지만 5개월 무렵부터 커지기 시작해 지금은 2cm 정도로 자라났다.

혹 제거 수술을 받으려 했지만 매디슨을 치료했던 의사는 "제거할 경우 시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해 수술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고민 끝에 샌즈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매디슨의 얼굴에 있는 혹과 같은 모양의 점을 자신의 눈 아래에 똑같이 그리기로 한 것. 붉은색을 나타내기 위해 샌즈는 빨간색 립스틱을 선택했다.


샌즈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기에 매디슨은 아직 어리지만 매디슨도 나이가 들고 자신의 상태에 대해 알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라면서 "매디슨이 내 얼굴을 보고 자기가 이상한 게 아니라 정상이구나라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가 커도 나는 계속해서 이 '빨간점'을 그릴 것"이라고 밝히며 "점을 그릴 때마다 매디슨과 내가 똑같다는 생각이 들고 또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문신을 한 사람들을 혐오스럽게 생각하지 않듯 매디슨의 혹도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kjy1184@fnnews.com 김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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