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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이용자 10명 남짓 '소수 유저 은행 앱'.. '정리할까, 말까' 골머리 앓는 시중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25 17:53

수정 2015.10.25 21:57

서비스 중지하면 항의 유지할수록 손해만 커져 사전 공지 후 정리 추세
하루 평균 이용자 10명 남짓 '소수 유저 은행 앱'.. '정리할까, 말까' 골머리 앓는 시중銀


은행들이 하루 평균 이용자가 10명도 안 되는 소수 유저 애플리케이션(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때 은행별 앱 숫자 경쟁으로 인터넷뱅킹 외에 10~20개의 부가앱을 출시했으나 최근 처치 곤란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정보기술(IT) 담당자는 "사용률이 적은 서비스를 중지하면 고객들이 항의가 들어와 곤란한 상황"이라며 "사전에 공지하고 일부 앱을 정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소수 앱 정리, 통합 앱으로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인터넷뱅킹 외에도 청구서, 지점 찾기, VIP 정보제공 등 특정 기능을 내세운 부가 앱을 10~20여개 가량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앱의 경우 이용률이 적어 개발비는커녕 유지할수록 손해만 늘고 있다.

NH농협은행 IT 담당자는 "은행 부가 앱의 경우 IT전문업체에 의뢰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비용이 들기도 한다"며 "하지만 일부 앱의 경우 유명무실해 최근 자체 앱 개발을 줄이고 통합형, 개방형 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멤버십 정보를 제공하는 'KB골드앤와이즈' 앱의 경우 지난 한 달간 하루 평균 신규 가입자수(안드로이드 기준)는 5명 수준이다. 또 'KB금융그룹', 'KB말하는적금' 등 다른 부가 앱도 한 달 평균 가입자수가 100명 미만이다. 반면 대표 앱인 'KB스타뱅킹'은 총 926만명이 설치했으며 지난 30일간 하루에만 6302명이 새로 가입했다.

신한, 우리, 농협 등 다른 은행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스타뱅크 '원 앱' 체제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오는 12월에 고객 맞춤형 메시지와 화면 등을 제공하고, 더 쉽고 빠른 스타뱅킹 앱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카드, 투자 등 6개 계열사와 금융거래로 쌓은 포인트를 백화점과 편의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하나멤버스' 앱을 출시했다. 하나금융 계열사는 물론 제휴사 포인트도 통합해 현금처럼 쓸 수 있어 출시 20여일 만에 이용자수 10만명을 넘어섰다.

■개방형 앱으로 가야

은행 앱 통합과 함께 은행 내에서만 쓸 수 있는 폐쇄형 앱 대신 다른 은행, 플랫폼과도 쓸 수 있는 개방형 앱들도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다.

손병환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은 "은행 내에서만 쓸 수 있는 폐쇄형 앱 대신 다양한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개방형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며 "애플 앱 스토어에 100만개가 넘는 앱이 있지만 애플이 만든 것은 없는 것처럼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해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플랫폼 업체와 스마트폰 제조사 등이 각종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며 은행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밴드 등 모바일 메신저에서 결제 및 송금을 하고, 삼성페이 등 스마트폰을 사용한 결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에서는 기존 은행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론도 제기된다.


손 부장은 "은행도 기존 은행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통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들을 은행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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