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구축함 남중국해 인공섬 12해리 첫 항해...美-中 '긴장고조'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27 15:23

수정 2015.10.27 15:23

【 뉴욕·베이징=정지원 김홍재 특파원】 미국 해군이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구축함을 파견, 항해했다. 미 백악관도 이를 승인했다. 중국은 주권 침해라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난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를 둘러싸고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 시키려는 미국과 해상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중국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AP통신,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 라센(DDG 82)호가 이날 남중국해 인공섬 12해리(약 22.2㎞) 이내 수역으로 항해했다. 12해리는 국제법상 영해로 분류되며 다른 국가 선박과 비행기가 승인없이 통과하지 못하는 해역이다.


FT는 라센함이 최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정박해 있었으나 중국이 건설 중인 인공섬 근처로 향하기 시작했다며 백악관도 라센함의 작전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한 미군 관계자는 라센함과 더불어 정찰기도 함께 이동할 예정이라며 몇 주 뒤에 같은 방식으로 미군 함정이 다시 중국 인공섬 근처로 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FT는 또 9200톤급의 대형 구축함인 라센함의 중국 인공섬 근해 진입이 이뤄지면 미국이 이 인공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공식으로 무시하는 격이 된다면서 "따라서 미국과 중국간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그동안 이 인공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전달해 왔지만 실제로 지난해 인공섬 건설 이후 미국 군합이 영해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미국의 압력에 맞서 남중국해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 등을 실시해온 중국은 미국의 이번 조치에 즉각 반발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의 주 하이콴 대변인은 "(미국은) 도발적인 행위를 자제하고 권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것"이라며 "항행의 자유와 항공의 자유가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범할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도 27일 오전 루캉 대변인 명의의 발표문에서 "미국 구축함이 중국 정부의 허가도 없이 난사군도 도서의 인근해역에 '불법' 진입했다"며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진입한 미국 구축함을 감시,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14∼22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터키를 방문한 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열리는 필리핀과 미국-아세안,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있는 말레이시아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아시아지역 정상회담이 "안보와 번영을 강화하는 아시아지역기구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강조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균형을 모든 차원에서 재조정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는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당사국으로 이번 APEC 정상회의에는 중국도 참가할 예정이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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