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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우분투' 정신과 한-아프리카 협력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01 16:37

수정 2015.11.01 16:37

[차관칼럼] '우분투' 정신과 한-아프리카 협력

아프리카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0년 이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5~6%의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세계 평균을 2배 넘어서는 성과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낮은 원자재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은 올해와 내년에도 5% 내외의 견실한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같은 경제성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제도적 안정과 투자 확대에 기반한 성과라는 평가다. 특히 아프리카 주요 정부는 과거와는 다른 정치적 안정성을 기반으로 투자 및 기업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 간 무역을 확대하고자 지역별 경제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륙 전체를 대상으로 한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도 시작했다. 무역과 외국인 투자가 증대하고, 인프라 투자 확대와 중산층과 도시화의 확산으로 구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선진국 경기침체와 저유가가 계속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수출기업에 아프리카는 수출시장 다각화의 기회로 다가온다. 아프리카는 도시화와 중산층 확산, 빠른 인구 증가로 내수 잠재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 11억명의 인구가 2040년에는 20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산층 인구는 2060년이면 중국을 추월할 것이다. 도시화와 인구 증가, 산업화와 자원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전력과 수송, 수자원,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인프라 개발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선진국들도 앞다퉈 진출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시장은 단순 가격경쟁력이나 기술 수준만큼 중요한 것이 현지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면서 만들어가는 신뢰와 인식이다. 아프리카 국가와 국민이 원하는 수요를 발굴하고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선제적 방식도 필수적이다.

다행히 그간 한국과 우리 기업들은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건설.플랜트 기업들은 대부분 현지 인력을 채용하고 이들의 교육훈련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 대표 건설사는 적도기니에서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관련 사회적 책임활동을 꾸준히 한 결과 현지 국민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얻었다. 이후 물산업과 관련된 개발사업은 연이어 이 기업에 맡기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중소기업은 에티오피아에서 수년간 신뢰를 쌓고 사회적 책임 활동을 한 결과 주변국에도 수출 길을 열었다.

최근 서울에서 제8차 한·아프리카 산업협력포럼을 개최했다. 20시간이 넘는 비행 여정을 마다 않고 아프리카 9개국 장차관과 공기업 대표급 인사를 포함, 250여명이 참석했다. 가장 성공적 산업화를 이룩한 우리의 경험과 역량을 공유하고, 전력 등 인프라 개발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번 포럼에서 참여 국가들은 총 143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개발사업을 발표했다. 그간 7차에 걸친 포럼에서 총 60억달러 규모의 개발사업을 수주했고, 현재도 64억달러 규모 사업을 논의 중이다. 꾸준히 신뢰를 쌓고 산업화와 인프라 개발을 위한 해법을 같이 고민한 결과다.

이번 산업협력포럼을 진행하면서 '우분투'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여러 번 떠올랐다. 우분투는 '우리가 있어 내가 있다'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 '다른 사람이 슬픈데 나만 행복할 수 없다'를 의미한다.
어려움을 같이하고 해결해 준 사람이나 기업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 산업화와 인프라 개발과 같은 중요한 현지 문제를 해결해 간다면 우리와 아프리카는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날 것이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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