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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통일한국' 청소년도 관심 갖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08 17:07

수정 2015.11.08 17:07

[차관칼럼] '통일한국' 청소년도 관심 갖길

남북으로 분단된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키프로스가 있다. 2004년 4월 키프로스 주민들은 통일 문제를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안타깝게도 투표 결과는 통일에 대한 찬성보다 반대가 많아 부결되었다. 터키계가 많은 북(北)키프로스 주민들의 65%가 통일에 찬성한 반면, 그리스계가 많이 살고 있는 남(南)키프로스 주민의 76%가 통일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당시 남키프로스는 북키프로스보다 인구가 두 배 정도 많고 1인당 국민소득도 훨씬 높았다. 남키프로스 주민들이 통일에 반대한 이유는 통일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려는 키프로스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월 대통령 "통일대박" 발언 이후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정부와 공공기관, 언론, 금융권 등 모든 분야에서 통일 문제는 화두가 되고 있다. 키프로스 사례에서 보듯이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여나가는 것은 통일준비의 매우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정부는 청소년의 통일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 청소년의 통일관심도가 다소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연령대의 평균 통일관심도보다 청소년의 통일관심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8월 통일부와 교육부가 초중고생 11만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통일에 찬성하는 의견은 53.5%에 불과하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통일에 대한 찬성률은 낮아지고 있다.

통일미래세대인 청소년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우선, 통일부와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이 협업을 통해 학교현장에서 통일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교현장에서의 통일교육이 체계적으로 내실 있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16개 시도교육청과의 업무협약(MOU) 체결과 대학사회에서 통일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둘째로, 자연스럽게 통일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통일에 대한 문화적 접근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지난 5월 통일박람회 개최에 이어 10월 마지막주를 통일문화주간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통일문화 행사를 개최했다. 경기 파주 도라산 역사(驛舍)에서 '백건우 통일음악회', 서울 홍대 부근에서 '유니뮤직레이스' 결선공연, 남북이 공동발굴한 '개성 만월대 유물 전시회' 등을 통해 통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하였다.

셋째로, '한반도통일미래센터'를 지난해 11월 개관해 청소년이 통일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한반도 중부원점(북위 38도, 동경 127도)인 경기 연천에 위치한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는 강의식 교육은 지양하고 청소년들이 직접 통일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미래체험관에서는 통일 이후 7년이 지난 시점을 가상해 문화.관광.물류.자원 등 분야별로 통일한국의 미래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5년에는 지난 10월말까지 160여개 각급 학교.단체에서 연인원 3만4000여명이 센터를 방문했다.

센터에서 연수를 받은 한 여학생은 경제적으로 못사는 북한 때문에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는 사실이 싫었고, 심지어 통일이 되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는데 센터에서의 연수를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재미있는 프로그램, 판문점 방문 등에 대해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만약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이 지금처럼 지속돼 지금의 청소년들이 성인이 된다면, 키프로스 국민투표 사례가 한반도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통일준비에 있어서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통일준비 과정에서 청소년들의 통일인식을 높여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황부기 통일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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