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남북통일의 길, 통독에서 배운다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22 17:08

수정 2015.11.22 17:08

[특별기고] 남북통일의 길, 통독에서 배운다

베를린장벽 붕괴 1년 만인 지난 1990년 10월 3일을 공식 독일 통일기념일로 정한 지 25년이 지났다. 그간 독일 통일은 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이슈가 됐다.

성공한 통일인지 혹은 실패한 통일인지. 준비된 통일인지 혹은 준비되지 못한 통일인지. 독일 통일 사례를 한반도에 적용하기 적합한지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면 25년이 지난 지금 통일 독일은 유럽의 정치·경제·외교를 리드하는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독일은 급작스럽게 통일을 맞이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다양한 협력사업으로 효율적 통합도로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독일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면 훨씬 효과적으로 통일도로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통일 사례를 통해 우리가 준비할 점은 크게 6가지다.


첫 번째는 다양한 루트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통일 전부터 서독과 서베를린을 연결하는 10여개의 도로가 있었다. 통일 후 발표된 통독교통프로젝트(VDE)의 7개 도로사업은 동서독을 연결하는 축으로 형성돼 있다.

반면 우리는 이제 경의축과 동해안축 등 두 개 축만 확보했다. 수도권 교통량 분산을 위해 아직 남한의 남북 7개 고속도로 축은 북한과 연결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두 번째는 다양한 도로관련 협력사업이다. 서독은 대표적으로 1980년 착공된 베를린~함부르크 간 고속도로를 비롯해 1978년 이후 10여년 동안 도로에 약 6조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통일 후 도로망 확충에 대한 재정부담을 줄였다. 각종 협력사업을 통해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정확한 투자규모를 산정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세 번째 염두에 둘 것은 통일을 대비한 도로프로젝트다. 독일은 통일 후 2년이 지난 1991년 17개 통독교통프로젝트를 발표했고, 3년이 지난 1992년 통일독일의 연방교통계획(BVWP 1992)을 마련했다.

네 번째로는 통일도로를 위한 정확한 데이터베이스다. 동서독 간의 많은 협력사업에도 불구하고 서독은 동독의 도로를 과대평가해 사업 지연 등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남북 간 다양한 기술교류와 협력사업을 통해 북한 도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통일 후 무조건 도로를 신설하지 않고 개·보수해 이용할 수 있는 북한 도로를 미리 계획에 넣는다면 통일도로망 확충에 재정적·시간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는 북한 지역 우선투자 혹은 선투자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다. 지금 정부와 민간 모두 다양한 통일재원 충당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제한된 예산에 기존 남한의 계획이 그대로 수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합리적인 남북 간 투자배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끝으로 통일도로를 위한 교감과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효과적으로 통일도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이면서 실천적인 준비가 필수적이다.


김경석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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