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갈라서기 직전' 핀테크 업계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27 17:34

수정 2015.11.27 17:34

스타트업 중심 핀테크 포럼 금융사 중심 협회 참여 안해
"이대로 가다간, 핀테크(Fintech)에 테크(tech)는 없고 핀(fin)만 남게된다."

국내 한 중소 핀테크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국내 핀테크 산업이 채 태동도 하기 전에 양분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핀테크포럼(이하 포럼) 회원사들은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내년 설립을 앞둔 한국핀테크협회(이하 협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핀테크 업체로 구성된 포럼과, 금융사.금융사와 협업하는 시스템통합(SI) 업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협회는 사실상 분리된다.

협회는 다음달 3일 발기인 총회를 갖는다.
기업은행, 농협, 우리은행의 IT 자회사인 우리FIS 등 대형 금융기관과, KCP, KG이니시스, KTB솔루션, LG CNS, SK, 이랜드리테일, 인터파크 등 18개 기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 내년 정식 협회 출범을 계획 중이다.

포럼은 지난 2014년 11월 핀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설립한 단체로, 회원사 간 비즈니스 정보를 공유하는 학술적인 성격을 띈다. 포럼이 협회 불참을 선언한 것은 협회에 협조하는 것이 핀테크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핀테크업체 A사 관계자는 "협회는 권익도모의 성격이 포럼보다 강하다"며 "하지만 핀테크 생태계의 진정한 발전 도모가 우선적으로 다뤄지기보다, 기존 은행권 쪽으로 치우쳐질 우려가 크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핀테크업체 B사 관계자는 "핀테크 포럼은 아이디어나 혁신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중심이라면, 협회는 기존 금융기관들과 협업하던 IT가 중심이 됐다"며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판이 짜여진다면 핀테크 스타트업의 생태계는 고사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들의 주장에 반박했다. 금융기관, 대형 IT업체, 핀테크 스타트업 등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국내 핀테크 환경 조성이 협회가 내세운 목표다.


협회 한 관계자는 "핀테크 비즈니스가 활성화 되려면 은행 협력은 필수이며, 기존 대형 IT 업체들의 역량도 녹아 들어가야 한다"며 "이렇게 국내 핀테크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면 실질적인 수혜는 스타트업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포럼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핀테크 개별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핀테크포럼 박소영 의장은 "포럼이 단체 자격으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 뿐이며, 회원사의 참여를 막거나 협회 설립을 반대하는 구속력을 가지지는 않는다"며 "앞으로 포럼도 협회를 포함한 다양한 핀테크단체와 서로 협업하면서 바람직한 핀테크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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