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 화났다..터키 여행, 수입 제한 경제보복 나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전투기를 격추한 터키를 상대로 경제 제재에 들어갔다. 터키와의 비자 면제를 중단하고 러시아인의 터키 여행도 금지시켰다. 일부 제품은 수입도 제한한다. 터키는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시리아 반군 점령지역을 공습하던 러시아 SU-24 전폭투기를 격추시켰다. 이 사건으로 러시아는 터키 영토까지 사정권에 둔 대공미사일을 전진 배치하는 등 양국의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의 대(對)이란 제제조치를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발표했다. 러시아는 터키와 관계가 좋아질 때까지 제제조치를 무기한 실시할 방침이다.

우선 러시아는 러시아인들의 터키 여행을 사실상 금지한다. 비자면제 프로그램을 내년 1월1일부터 중단한다. 또 터키의 전세기 취항, 여행사의 터키 체류 여행 상품 판매도 중단된다.

터키는 러시아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터키를 방문하는 러시아인은 연간 450만명으로 전체 관광객의 12% 수준이다. 터키 관광산업에 타격이 예상된다. 러시아에서 올 1~9월에 330만명이 터키를 찾았다.

또 러시아 정부는 기업에서 터키인의 노동계약 연장을 금지하고 고용도 제한키로 했다. 터키 기업들과 터키인들은 러시아 건설하청 업체와 이와 연관된 근로자 등으로 많이 진출해 있다. 터키 선박과 트럭 등에 대한 진입 통제도 강화된다. 터키 쪽에서 오는 수입 제품도 일부 제한키로 했다. 러시아는 터키 농산품의 주요 수출시장이다. 올해 터키는 러시아에 10억유로 규모의 농수산물을 비롯 가죽, 섬유제품 등을 수출했다.

하지만 이번에 러시아는 터키와의 굵직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는 제제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별다른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푸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흑해 연안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확장 공사를 비롯 터키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은 지속한다. 다만 터키와의 관계가 더 악화될 경우 추가제재 조치에 포함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터키로부터의 전례 없는 위협에 따라 모든 경제 제재 수단을 찾을 것이다. 추가적인 제제조치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터키는 러시아에 화해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냉랭하다.
격추사건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지만, 러시아는 공식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터키가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오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두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남아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