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계 연말 인사 특징은.. '유리천장' 깬 여성임원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07 17:59

수정 2015.12.07 17:59

김유미 삼성SDI 부사장 김남옥 현대손보 상무 등 실력으로 업계 1인자 인정
재계 연말 인사 특징은.. '유리천장' 깬 여성임원 늘었다

인사 한파 속 '최초' 타이틀을 단 여성 임원들이 화제다. 기업 실적 악화 등으로 올해는 전체 임원 승진자 수가 예년보다 크게 줄었으나 '유리천장'을 깨고 '별'이 된 여성 임원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들은 남들과 다른 차이점을 무기로 내세워 실적을 올렸고, 현재 각자의 위치에서 업계를 주름 잡고 았다는 평가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연말 인사 시즌에 구조조정 한파가 매섭게 불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여성 임원의 등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삼성SDI의 김유미 부사장, LG생활건강의 이정애 부사장, 현대중공업의 이진철 상무보, 현대손해보험의 김남옥 상무. 이들은 각 사의 최초 여성 임원이라는 신기록을 세우고 사내 여직원들의 롤모델이 됐다.

이들 4명의 여성 임원들의 면면에는 이렇다 할 공통점이 없다.
학력은 문·이과계 쏠림 없이 중졸에서부터 박사까지 다양하고, 나이도 40대부터 60대까지 폭이 크다.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각자 업계에서는 1인자 자리를 확실히 꿰차고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들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신상필벌)는 최근 인사 경향을 그대로 적용받은 셈이다.

삼성의 개발부문 최초의 여성 부사장으로 이름을 올린 김유미 삼성 SDI 부사장은 '배터리와 결혼한 여자'가 별명이다. 그는 올해 57세로 충남대에서 화학 석·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김 부사장은 소형전지부터 중대형까지 포괄하는 삼성SDI 최고의 전지 개발 전문가다. 삼성SDI가 개발한 원통형 전지, 각형, 폴리머 등 2차전지 가운데 김 부사장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LG에서는 이정애 LG생활건강 부사장이 여성으로는 처음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부사장은 2011년 생활용품사업부장으로 선임된 이후 차별적인 마케팅으로 어려운 사업환경을 뚝심있게 헤쳐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퍼스널케어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등 LG생활건강이 생활용품시장에서 1등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사내에서는 '그녀의 손을 거치면 1등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이진철 현대중공업 상무보는 창립 42년 만에 여성 임원에 오르면서 '여성은 현대중공업에서 임원이 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이 상무보는 한국외대 영어과를 나온 장점을 살려 해외영업에 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미주 지역의 '영업통'으로 최근에는 유럽·아시아 등의 현장을 누비면서 여성 직원들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김남옥 한화손해보험 상무는 '여성 신화'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해 한화손보의 최초 여성 임원(상무보)가 된 지 1년 만에 상무로 승진한 그는 우수 보험설계사에게 주는 보험왕(연도대상)을 무려 11번이나 받았다.
그동안 대리, 과장 특진에 차장, 부장도 1년 만에 특진하면서 '영업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학력이 중졸이라는 점. 오로지 영업과 성과만 고려한 회사의 인사 철학이 묻어난다.


재계 관계자는 "불황이 계속되면서 기업의 임원 승진도 남녀를 불문하고 철저한 성과주의, 전문성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조직 슬림화가 기업 비용절감의 화두가 되면서 이같은 인사 경향은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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