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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중소기업의 구인난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08 17:21

수정 2015.12.08 17:21

[여의나루] 중소기업의 구인난


우리 경제 전반적으로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인력부족 현상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인력부족 현상은 중소기업 차원에서 신규 인력의 확보가 어렵고 기존 인력도 대체로 근무기간이 짧고 이직이 잦은 데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더 나은 근로조건과 교육훈련의 제공 등을 통해 인적 투자를 증대하려고 하는 중소기업의 의지를 약화시키게 되고 이는 다시 구직 인력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 이 결과 장기적으로 중소기업 내 숙련.전문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어려워지고 이는 중소기업의 생산성.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향후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기술혁신의 추진 등과 함께 인력부족 현상의 해소가 중요하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인력부족은 일반적으로 대·중소기업 간 임금수준 및 복리후생의 격차, 구인·구직자 간 요구 수준의 불일치, 중소기업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의 부족, 중소기업은 일반적으로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장래성이 낮다는 사회적 인식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정부 발표 통계에 의하면 전 산업에서 2015년 4월 기준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인력부족률은 2.6%로서 300인 이상 대기업의 인력부족률 0.8%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인력난이 더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직종별로는 중소 제조업의 경우 모든 직종에서 인력부족을 겪고 있지만 최근에는 오랜 기간의 숙련과 경험의 축적이 필요한 기술직과 연구직의 부족률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다. 참고로 2014년 중소 제조업의 인력부족률은 판매직 3.2%, 기술직 2.6%, 연구직 1.9%, 단순노무직 1.6%, 기능직 1.5% 등의 순이다.

이러한 인력확보의 어려움과 함께 중소기업은 기존 인력의 잦은 이직과 짧은 재직기간 등 인력 유지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인력의 이직률은 전 산업에서 2015년 10월 4.3%로서 대기업의 2.5%보다 높고 평균 재직기간도 5년 미만으로 짧은 편이다. 직종별로는 중소 제조업의 경우 기능직, 단순노무직 등에서의 이직률이 다른 직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향후 중소기업의 인력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민간 및 공공부문에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의 인력 수요 및 빈 일자리 정보를 업종별·직종별·숙련도 등을 포함, 체계적으로 수집해 구직자에게 알려주는 통합인력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구인·구직자 간 일자리의 중개 역량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산학협력, 청년인턴제 등을 확대하고 대·중소기업 간 임금 및 복지 수준의 격차를 완화하며 주거, 문화, 근무지가 복합된 산업클러스터 등의 조성을 통한 근무환경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유능하고 젊은 인력이 중소기업을 기피하지 않고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외국 인력의 고용을 확대하고 또한 경력단절여성의 재교육 등을 통한 여성 인력의 취업을 늘려야 한다.

한편 최근 중소기업은 저숙련뿐만 아니라 숙련.전문인력의 부족 현상을 함께 겪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족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최근 늘어나고 있는 중.고령층 퇴직 전문인력의 활용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5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에 우리나라 15세 이상 전체 생산가능인구는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연령층별로는 55세 이상이 4.7% 증가한 데 비해 29세 이하 및 30∼54세는 각각 0.5%씩 감소했다. 이는 전반적인 인구고령화의 확대, 특히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중고령화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증가하고 있는 5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적지않게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이는 퇴직 전문인력을 중소기업으로 유치해 이들의 숙련된 경험과 전문지식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인력부족 해소와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상봉 전 산업연구원장·국제무역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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