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말연시 구세군 유사냄비 주의 ..."12월 집중 발생"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09 16:02

수정 2015.12.10 16:40

8일 명동역에서 한 구세군이 자선냄비 확인증을 가리키고있다. 확인증에는 일련번호와 영명, 구세군 직인이 찍혀있어 진짜 구세군을 감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8일 명동역에서 한 구세군이 자선냄비 확인증을 가리키고있다. 확인증에는 일련번호와 영명, 구세군 직인이 찍혀있어 진짜 구세군을 감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 2013년 12월 말 30대 여성이 서울 명동에서 구세군이라고 적힌 플라스틱 자선냄비를 앞에 두고 모금 행위를 하고 있었다. 구세군을 상징하는 철로 된 삼각대까지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시민들은 의심 없이 돈을 냄비에 넣었다.
인근을 지나가던 구세군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확인하니 냄비와 삼각대 모두 가짜였다. 구세군 자원 봉사 활동 경험이 있던 여성이 교묘하게 구세군을 사칭하던 중 적발된 것이다.

연말을 맞아 구세군을 사칭하거나 유관단체처럼 속여 시민들로부터 불법 모금하는 행위가 발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현행법상 구세군을 사칭하거나 정부에서 발급한 기부금품 모집 등록증 없이 모금활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짝퉁 구세군 냄비 등 12월 잇따라

9일 구세군자선냄비에 따르면 불법 모금 행위가 12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시민들로부터 모금행위를 하는 단체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집 목적, 목표액, 방법 등을 행정자치부 혹은 해당 지자체에 신고한 뒤 허가를 받아야 한다. 행자부와 지자체는 12월이라고 해서 모금을 허가받는 단체가 늘어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전한다. 그러나 구세군자선냄비를 사칭하거나 유사 모금행위가 12월에 잇따라 발생하는 것이다. 국민적 모금활동이 집중된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구세군자선냄비본부의 올해 모금 목표액은 130억이다. 이 가운데 70억원이 12월 한 달 동안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세군자선냄비 관계자는 "12월만 되면 구세군 자선냄비 인근에서 여러 확인되지 않은 단체가 종이박스 같은 것을 들고 모금행위를 한다"며 "이로 인해 모금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혔다.

■"자선냄비·확인증 우선 확인해야"

문제는 시민들이 이같은 사실을 제대로 모른다는 점이다. 실제 파이낸셜뉴스가 최근 명동에서 만난 시민 20명 가운데 18명이 구세군의 간단한 식별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구세군자선냄비에 돈을 기부한 김모씨(61)는 "10년째 구세군에 돈을 기부하고 있는데 어떤 것이 정확히 구세군 냄비고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은 잘 모르겠다"며 "만약 비슷하게 속여도 돈을 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세군자선냄비측은 불법 여부는 '냄비'와 '확인증'을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2004년부터 휘슬러코리아에서 제작하고 있는 자선냄비는 양 옆에 위로 향해 뻗은 손잡이가 달려있고 아랫면 지름 35㎝, 윗면 지름 30.7㎝, 높이 24㎝로 윗면보다 바닥이 조금 넓은 원통형 모양이다.
냄비 위쪽에는 구세군자선냄비본부 검인이 찍힌 확인증이 붙어 있어 일련 번호와 영문(營門. 구세군에서 교회를 일컫는 말) 표기를 확인할 수 있다.

또 '구세군'이라고 적힌 방패와 자선냄비를 매달고 있는 삼각대, 곳곳에 붙어있는 구세군 로고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구세군자선냄비본부 관계자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선냄비와 확인증"이라며 "냄비는 휘슬러에서 특수 제작된 것으로, 그 위에 확인증이 붙어 있어 그것만 확인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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