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야후, 인터넷 사업서 손뗀다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10 17:16

수정 2015.12.10 17:16

알리바바 지분만 남겨놔
실적 부진으로 허덕이는 미국 포털업체 야후가 핵심사업인 포털 부문을 분리해 내보낸다. 포털을 남겨 두고 알리바바 지분을 떼내기로 한 기존안에서 180도 바뀐 전략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야후 이사회는 알리바바 지분 분사 결정을 취소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야후는 알리바바 지분을 본사에 남겨두는 대신 포털 사업 등 다른 부문을 분리해 내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르면 알리바바 지분을 제외한 야후의 자산과 부채는 새로 만들어지는 회사로 이전되며 새 회사의 주식은 야후 주주들에게 배분된다. 이렇게 되면 야후는 시가 310억달러(약 37조원)에 해당하는 알리바바 지분 15%를 보유한 투자회사로 신분이 바뀐다.


마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결정에 대해 "우리는 옳은 길을 가고 있고 잘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력인 포털을 떼어내는 것에 대한 우려를 인식한 발언이다. 메이어 CEO는 그동안 알리바바 지분 분사를 주장해왔지만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백기를 든 셈이다. 주주들은 알리바바를 분사할 경우 수백억 달러의 세금폭탄을 맞을 위험이 있다며 반대해왔다. 메이어 CEO로서는 주력사업을 떼어내는 결정이 탐탁지 않았겠지만 경영 부진으로 본인의 자리조차 위태로운 상황에서 선택지가 없었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구글 출신의 메이어는 4년전 야후의 구원투수로 발탁돼 부임했지만, 이후 야후는 줄곧 하향세를 보여왔다. 설상가상으로 맥스 레브친 등 메이어의 오른팔로 꼽히던 임원마저 9일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남은 과제는 야후에서 분사된 인터넷 사업이 어떤 운명에 처하느냐다. WSJ는 분사 과정에 1년 넘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봤으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지분을 확보해 의결권 전쟁을 벌이거나 야후 인터넷사업을 인수하려는 기업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매각이 추진되면 회사의 핵심 사업들은 쪼개어져 팔릴 가능성이 높다. 당장 일본 소프트뱅크는 야후 재팬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의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은 인터넷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밖에 AT&T, 미디어그룹 월트디즈니,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 사모펀드 TPG캐피탈 등도 인수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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