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 vs. 현대자동차 자율주행차 반도체 경쟁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10 17:41

수정 2015.12.10 21:54

전장사업부문 핵심 기술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로 대부분 소품종·소량생산
국내 경쟁서 살아남아도 구글·애플 등과 경쟁해야
자율주행차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장사업팀을 꾸려 자율주행 기술개발과 엔포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키로 했고,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선행기술개발팀과 계열사인 반도체 설계전문업체 현대오트론을 주축으로 자율주행차 '반도체 칩' 자체 개발에 대한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

겹칠 것 같지 않던 양사의 사업영역이 삼성이 자동차사업에 뛰어들고, 현대차가 자율주행차 반도체로 영역 확대에 나서면서 경쟁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당장 내년부터 전장사업에서 맞붙게 된 가운데 궁극적으로는 고부가가치의 자율주행차 반도체 등 핵심기술에서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자율주행차 기술이 걸음마 단계인 데다 안정성과 인프라 확보가 최대 관건이고, 사고 시 법적 책임문제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자율주행차 시대를 아직까지는 '미지의 세계'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양사가 기술 문제를 해결해도 기반시설과 제도 등이 뒷받침돼야 자율주행차 완성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자율주행차 기술개발 독자 행보

10일 전자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가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양사가 협력을 모색하기보다는 독자노선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에서 제어기, 센서, 반도체는 3대 핵심부품이다. 대기업이 핵심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해 나눠 갖기는 쉽지 않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에서 반도체 칩은 핵심기술이다. 이 때문에 자체 개발을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기술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 특화된 글로벌 초일류기업"이라며 선을 그었다.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자동차용 반도체는 비메모리인 시스템 반도체다. 메모리 반도체는 하나를 개발하면 가전, 노트북 등 전자기기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범용의 반도체이지만 비메모리 반도체는 특정분야에 한정된 맞춤형 반도체다.

예를 들어 기아차 모닝에서 현대차 제네시스까지 차종별로 들어가는 반도체가 모두 다르다. 이 때문에 자동차용 반도체는 대부분 소품종 소량생산으로 아직까지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전면에 내세워 미래의 자동차로 불리는 자율주행차의 반도체 기술개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기존의 강점을 살려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장사업에 대한 큰 틀만 잡혀 있고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다른 대기업과 공동 기술개발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율주행차 반도체 부문에서 현대차와 경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기술문제 해결해도 '산 넘어 산'

자동차 업계는 자율주행차 기술분야의 선도기업으로 구글을 꼽는다. 애플과 자동차업체 역시 상당한 기술 수준을 확보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가세한 형국이다. 자율주행차 기술경쟁이 삼성전자와 현대차만의 경쟁이 아니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양사 모두 구글을 뛰어넘는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술적으로는 내비게이션 지도의 오차를 거의 제로(0)에 가깝게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하고,폭우와 폭설 등 급격한 날씨변화에도 센서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특히 눈이 내려 차선구분이 어려운 경우 현존 기술로는 자율주행이 어렵다.

기반시설 구축과 제도 마련도 과제다.
신호등 등 교통기반시설에도 자율주행차와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센싱시스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업체가 나서서 하기에는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되는 일이다.
교통사고 발생 시 자율주행차를 생산한 업체와 운전자 간 책임공방도 벌어질 게 불 보듯 뻔해 관련제도 마련이 시급한 과제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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