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차관칼럼]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 산림 복원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13 17:04

수정 2015.12.13 17:04

[차관칼럼]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 산림 복원

강원 인제군 방태산 구룡덕봉, 경북 김천시 황악산 바람재, 울산 신불산 억새평원 등은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며 생태적 가치가 높은 숲이다. 사실 이 모두는 과거 군사시설 이용 등에 의해 훼손됐다가 본래의 생태계 건강성이 회복된 산림이다.

이처럼 자연적.인위적 요인에 의해 훼손된 산림을 훼손되기 이전의 구조와 기능을 가진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을 산림복원이라고 한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간섭과 이용은 필연적으로 산림훼손을 유발하며 최근에는 기후변화 영향, 산불 등 재해로 인한 피해가 늘어 연간 산림훼손 면적이 1980년대 8221㏊에서 2000년대 1만3317㏊로 증가하는 추세다. '산지관리법' 등에 따라 산림을 훼손할 경우에는 반드시 복구토록 제도가 마련돼 있으나 제도가 만들어지기 이전 훼손된 산지는 방치된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산림훼손 면적이 증가하면서 산림복원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증가했다.
산림청은 훼손된 산림의 복원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해 2006년을 기점으로 백두대간 보호지역 내 훼손지부터 산림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대상지를 전국으로 확장해 지난해까지 총 318.3㏊의 훼손지를 원래의 산림으로 복원했으며 올해도 47.6㏊를 복원 중이다. 최근에는 육군본부와 업무협약을 통해 민간인통제선 이북지역 산림복원을 추진하는 등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사업의 외형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산림복원 사업은 성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시작부터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산림복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원칙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대상지역의 기후특성을 고려해 적합한 식생을 도입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나무 한 그루를 옮겨 오더라도 표토와 토양식물, 미생물 등 주변 생태계를 그대로 옮겨오는 소생물권(Biotop) 이식공법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강원 인제 방태산 구룡덕봉 복원사업이 대표 성공사례다.

둘째로 기존 자연지형을 최대한 보전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경북 김천시 황악산 바람재 복원사업은 훼손 전후의 항공사진 비교 분석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한 훼손지형 분석을 활용해 원형에 가까운 지형으로 복원한 사례다.

마지막으로 사회경제적 요구에 부합하는 산림복원을 실시하는 것이다. 울산 신불산 억새평원은 훼손지에 나무를 심어 복원 시기를 앞당기는 대신 현재 진행 중인 천이단계에 맞춰 억새 복원사업을 하고 있다.

이상의 사례에서 보듯 산림복원은 동식물 서식지 보호를 통한 생물다양성 증진과 훼손에 대한 자연적 회복력을 높여 산림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인간에게는 아름다운 경관, 휴식과 치유 등을 누릴 수 있게 한다.

한번 훼손된 산림을 복원하려면 다른 산림사업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복잡한 공정 등 고려해야 할 요소도 많고 지켜야 할 원칙도 까다롭다.
훼손 이전의 산림으로 되돌리는 과정이기에 성과가 겉으로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원칙을 지켜가며 산림복원사업을 책임감 있게 추진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산림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국민이 활용할 수 있는 산림공간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이다.
우리 가까이에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산림복원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기를 희망한다.

신원섭 산림청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