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핀그루나루, 2억대 배상 사전조사 소홀 점주도 책임
매출액을 부풀리는 편법으로 가맹점 사업을 한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맹점주에게 거액을 배상하게 됐다.
하지만 법원은 가맹본부의 말만 믿고 사전조사를 하지 않은 점주 측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며 손해의 전부를 배상액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브랜드 창업을 준비하는 경우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상권분석을 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예상매출 밑돌아 손실… 소송전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정은영 부장판사)는 커핀그루나루 전 가맹점주 신모씨와 커핀그루나루가 가맹금반환과 정산금 등을 놓고 벌인 맞소송에서 "커핀그루나루는 2억8481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한 달에 6000만∼1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2010년 2월 커핀그루나루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한 신씨는 6억500만원을 들여 내부 인테리어를 한 뒤 같은 해 6월 서울 강남구 소재 건물 1, 2층에 점포를 열었다.
그러나 개업 후 6개월간 실제 매출액은 3600만원에 불과했고 매달 1000만원씩 손해를 봤다. 이에 따라 신씨가 가맹계약 해지를 요구하자 본사 측은 자신들이 해당 점포를 2년간 위탁받아 운영해보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위탁운영기간에도 실제 매출액은 월 평균 3700만원에 불과했고 매월 800만원의 손실이 났다.
그러자 신씨는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커핀그루나루를 신고하는 한편 폐점 때까지 영업손실액 5억3500만원과 인테리어 공사비 등 총 11억6100여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이듬해 소송을 냈다.
반면 커핀그루나루는 "회사가 작성한 예상매출액 내역은 애초에 신씨의 커피전문점을 직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점포 인근 커피전문점들의 매출액을 기초로 산정한 내부 조사 자료로 허위.과장 정보가 아니다"며 맞섰다. 커핀그루나루 측은 나아가 "가맹점 운영기간 미지급한 물품대금 3억5800여만원 등을 지급하라"며 신씨를 상대로 맞소송을 냈다.
■"객관성 잃은 자료… 법 위반"
법원은 계약 당시 관련 시장에서 앞선 선발업체를 근거로 자료를 내놓은 점을 문제 삼고 커핀그루나루가 허위나 과장 정보를 제공해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예상매출액 내역을 작성하면서 근거로 삼았다는 탐앤탐스의 경우 당시 가맹점수가 117개에 이르러 가맹점이 4개에 불과했던 피고와 브랜드 인지도, 전체 매출액 등에 있어 직접적 비교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는 점포 근방의 집객 세대수나 교통망, 유동인구 숫자와 소비수준, 생활방식, 유동.거주인구의 구매행동 패턴 등은 조사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피고가 예상매출액 내역 자료에 '추정이익'이란 취지에 기재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허위 또는 과장된 정보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신씨의 손해액을 9억5447만원으로 산정했다. 다만 신씨가 독립적 사업자로서 입지조건과 영업전망 등 스스로 사전조사를 게을리 한 점과 가맹계약 체결을 전후로 커피전문점 시장이 급증해 경쟁이 심화됐던 점 등을 감안해 커핀그루나루의 책임을 60%(5억7268만원)로 제한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신씨가 가맹본부에 지급하지 않은 물품대금(2억8787만원)을 상계, 커핀그루나루가 신씨에게 2억8481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혜란 창업컨설턴트는 "브랜드만 믿고 준비 없이 창업에 나선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업종과 브랜드가 정해졌다면 적어도 3개월에서 6개월간 준비기간을 갖고 입지선정을 하는 게 필요하다. 기본적인 상권분석 외에도 직접 점포를 찾아다니며 성공.실패사례를 찾아보고 운영실태를 점검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선 신씨의 신고에 대해 공정위는 2013년 '예상매출액에 대한 허위.과장된 정보를 제공해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커핀그루나루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지난해 패소가 확정됐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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