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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사업 쉽지 않네"...플랫폼 표방 업체들 닉제점 실적에 '진땀'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22 15:23

수정 2015.12.22 15:23

NHN엔터-SK플래닛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투자만 지속 
올들어 온라인 세상의 새 수익모델로 급부상한 온라인·오프라인 연계사업(O2O)을 비롯해 플랫폼 사업에 주력했던 기업들이 연말 실적에서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아있다. 그만큼 플랫폼을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O2O 시장 주도권을 목표로 내걸고 사업역량을 집중했던 NHN엔터테인먼트와 SK플래닛이 잇따라 새 서비스에 투자를 집중했지만, 장기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편리한 간편결제 등 O2O 서비스를 통해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단기 이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 급증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O2O 등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플랫폼 사업은 적은 투자로 서비스를 출시하고 시장의 반응을 살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시장과 함께 성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기존 대형 산업처럼 초기 막대한 투자재원을 쏟아 부은 뒤 성공을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수시로 변화하는 시장의 추세를 따라잡을 수 없어 갈수록 성공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밑빠진 투자에 실적은 낙제점
22일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는 내년 1월 위치기반 서비스(LBS) 기술을 갖춘 팅크웨어를 가진 유비벨록스에 98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또 최근에는 키즈 분야의 멀티채널 네트워크(MCN) 기업 캐리소프트에 18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NHN엔터의 계속되는 투자는 현재 진행중인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Payco)와의 시너지를 위한 작업으로, 많은 이용자들이 페이코를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에서 플랫폼 사업을 위해 분사한 SK플래닛은 지난 7월 실내 위치정보 기술을 가진 글로벌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인도어아틀라스에 약 3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 업체인 샵킥 인수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SK플래닛도 모바일을 활용한 전자지갑, 간편결제, 내비게이션, 사전주문 등 다양한 O2O 서비스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서비스 편리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밑빠진 독처럼 투자가 지속되는 것과는 달리 이들 기업의 실적은 장기간 부진한 모습이다.

NHN엔터는 올해 3·4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226억을 기록하면서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중이고, SK플래닛은 올해 3·4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이 192억원을 기록하면서 설립 이후 첫 적자가 예상된다. 특히 야심차게 인수했던 미국의 샵킥의 같은기간 손실규모는 411억원 규모로 확대됐고 그외 일본 등 해외 계열사 모두 적자를 기록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나와
일단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야 플랫폼으로서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사업 특성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에 집중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전략이다. 그러나 지속되는 손실을 감당하면서 까지 투자가 이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용자들의 주목을 끌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고 있지만 이용자 기반을 갖춘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잡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이다.

NHN엔터의 경우 간편결제 사업이 수익을 거둘수 있는 사업이 아니지만, 다양한 콘텐츠로 여러 사업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플랫폼 구축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NHN엔터 관계자는 "적은 규모의 매출만 거두며 변동성 없이 정체되는 것 보다 새로운 사업으로 성장을 거듭한다는 쪽에 방점을 둬야 한다"며 "예정된 대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할 예정이고 내년까지 공격적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도 설립 이후 다양한 O2O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내놓은지 2년째지만, 여전히 낮은 수익성과 적자 우려까지 겹쳐 사업개편설이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이용자를 유치해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려 하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다"면서 "안정적인 수익원 없이 투자 일변도의 전략을 펼치는 것은 업계와 투자자들 모두에게 우려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투자와 성공여부 판단에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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