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공정위 순환출자 가이드라인] 순환출자로 지정된 대기업 8곳.. 경영승계 시나리오 손볼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27 17:55

수정 2015.12.27 21:20

재계 핫이슈 된 '순환출자'.. 롯데 출자고리 67개 '최대'
경영승계 앞둔 현대차그룹 삼성과 순환출자구조 비슷 승계 시나리오 재검토해야
[공정위 순환출자 가이드라인] 순환출자로 지정된 대기업 8곳.. 경영승계 시나리오 손볼듯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를 손질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재계 오너가의 2~3세 승계, 지배구조·사업 재편이 진행 중인 대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삼성과 비슷한 순환출자 고리 형태의 지배구조여서 승계 시나리오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대기업들은 여전히 우호적 비계열사나 위장계열사 등의 우회로를 통한 출자 고리를 만들 수 있는 탓에 이번 조치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순환출자' 재계 핫이슈로 부상

이날 공정위가 2월 말까지 삼성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 가운데 다른 대기업도 3세 승계나 사업재편, 부실계열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순환출자 문제를 풀고 넘어가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0월 말 공정위가 지정한 62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순환출자 구조가 있는 곳은 삼성, 현대차, 롯데그룹 등 모두 8곳이다. 순환출자 고리 수는 94개다.
롯데그룹이 67개로 가장 많고 삼성(7개), 영풍(7개), 현대차(4개), 현대산업개발(4개)순이다.

올해 4월 말 기준 순환출자 고리는 459개였으나 6개월 만에 숫자가 대폭 줄었다. 신동빈.신동주 형제 사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확인되자 롯데그룹이 349개의 고리를 대폭 줄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도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한다. 승계 작업을 앞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차 2.28%, 기아차 1.74%, 현대글로비스 23.29%, 현대엔지니어링 11.72%, 현대오토에버 19.46% 등의 지분을 보유했다.

증권가는 정 부회장의 승계 시나리오로 순환출자 고리 밖 글로비스와 모비스의 합병을 예상해왔다.

순환출자 고리 9개를 갖고 있던 한솔과 1개씩 보유하던 한진.한라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없앴다.

롯데는 순환출자는 개수가 많을 뿐 총수 일가의 지배권 유지에 큰 영향이 없다. 대림.영풍도 순환출자를 없애도 내부지분이 50%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총수 지배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고리를 해소하면 내부 지분율이 30∼40%로 낮아지지만 지배권은 견조하다.

■우회로 통한 지배력 강화 '구멍'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해소를 계기로 순환출자가 재벌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한층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적은 돈으로 많은 지분을 지배하기 위한 출자방법은 다양하고, 순환출자는 한 사례일 뿐인데 많은 사람이 재벌 지배구조 문제의 핵심이 순환출자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공정위의 삼성 순환출자에 대한 이번 판단으로 대기업 순환출자 문제는 일단락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으로 금지되는 순환출자나 상호출자 외에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도 지배력을 확보하는 '우회로'는 여전히 구멍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계열사 간 순환출자만 금지하고 있다.
우호적 비계열사나 위장계열사를 이용해 신규 순환출자 고리를 짜면 법망을 피해가면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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