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메갈리안 유치원 교사 “어린이와 하고 싶다” 논란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28 15:00

수정 2015.12.28 16:13

메갈리안 유치원 교사 “어린이와 하고 싶다” 논란

여성혐오 반대를 표방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메갈리안’ 게시판에 유치원 교사 출신의 한 회원이 어린이와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한 메갈리안 회원 A씨는 지난 10월 ‘아 O린이(남성 어린이) 먹고 싶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판에 게재했다. A씨는 “우리집 옆에 바로 공원 있는데 야들야들 아직 안 X인 핑크O들이 미끄럼틀 무섭다고 우는데 O세워서 유리멘탈 교육시켜주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솟는다. 아직 청정지역 O 공략시켜주고 싶다”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놨다.

해당 게시물은 지난 28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져갔다. 또한 일부 네티즌들은 A씨의 신상정보를 불법으로 파헤쳐 A씨가 대구 B초등학교 관할 병설유치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한 적이 있음을 알아냈으며 A씨에게 이를 추궁하거나 비난하는 욕설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확인 결과 A씨는 실제로 해당 기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나 현재는 재직 중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A씨는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치원 방과 후 과정 담당 교사가 출산휴가일 때 이를 대체하는 기간제 교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는 대구 내 유치원, 어린이집 어느 곳에서도 근무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메갈리안 유치원 교사 “어린이와 하고 싶다” 논란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한 문의가 너무 많이 오고 있는데, 더 자세한 것을 알기 위해 A씨가 근무했던 기관에 사람들을 보낸 상태다. 실제로 A씨가 쓴 글인지도 파악 중”이라며 “글 의도를 떠나서 교사가 이런 글을 올렸다고 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에 A씨는 29일 메갈리안에 새 글을 올려 “제가 올린 글 내용의 심각성을 느끼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당 발언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문제는 소아성애가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서 아직까지도 너무나 팽배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해당 글은 ‘미러링’이었다고 주장했다.

미러링은 상대의 말과 행동을 똑같이 모방해 상대의 잘못을 깨닫게 한다는 반박 기법을 말한다. A씨는 일베 같은 사이트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성적대상으로 언급하는 은어인 ‘로린이’ 같은 표현이 너무 많이 사용돼 이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자신도 이 같은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신도 과거 아동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메갈, 이 쯤 되면 일베하고 다른게 뭐냐”, “미러링 핑계로 아무 짓이나 다 해도 되는게 아니라는 걸 왜 모르는지 답답하다”, “모방범죄도 무죄라고 하려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물론 메갈리안은 최근 몰래카메라 근절을 외치며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을 폐쇄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여성혐오에 대한 패러디보다는 그저 ‘미러링’을 가장한 남성혐오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많다.
최근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 표현을 둘러싸고 메갈리안 내부에서도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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