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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중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28 17:42

수정 2015.12.28 17:42

[fn논단]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중

지금 세계는 디지털, 빅데이터, 인공지능, 산업용 로봇, 3차원(3D) 프린터 등 생산의 최적화기술로 인해 소위 4차 산업혁명에 돌입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혁신기술을 쓰면 인력비용이 거의 필요치 않기 때문에 임금에 기초한 산업경쟁력은 버티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문 경쟁력이 강한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중국 등 개도국 대비 우위에 설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보고 제조업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셰일가스 혁명으로 에너지비용도 줄일 수 있어 해외로 나간 기업들도 유턴하는 등 '제조업 부활' 분위기이다.

이들 혁신기술의 배경은 정보기술(IT)과 인터넷. 미국은 2000년대 초반 IT버블 붕괴에도 불구하고 IT, 인터넷 활용이 더욱 확산돼서 가파(GAFA)로 상징되는 IT 대기업들이 출현했다. 이들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4개사로 시가총액 합계가 무려 1100조원이다.
미국 미시간대의 코렌 교수는 저서 '더 글로벌 매뉴팩처링 레볼루션'에서 제조업의 역사가 19세기의 다품종 소량생산에서 20세기 소품종 대량생산을 거쳐 21세기 들어 다품종 대량생산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비용과 기술 때문에 어려웠던 다품종 대량생산이 혁신 최적화기술의 등장으로 가능해지고 있단 얘기. 대량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단 점에서 기존의 제조방식을 통째로 바꾸는 혁신이다.

전통적 제조강국인 독일도 미국 못지않다. 슈뢰더 정권(1998~2005년)의 제조개혁에 이어 메르켈 정부가 2011년 11월 '하이테크 2020 계획'하에 인더스트리 4.0(4차 산업혁명)을 국가프로젝트로 내걸었다. 18세기 말 영국의 증기기관, 수력을 이용한 1차 산업혁명, 20세기 초 미국의 전기와 컨베이어 생산으로 상징되는 2차 산업혁명, 1970년대 전자·산업용로봇·공장자동화장치로 시작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지금 독일이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은 공장과 공장을 인터넷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연결하는 스마트공장의 창조다. 어떤 점에선 사물과 사물을 잇는 사물인터넷(IoT)의 활용인 셈이다.

제조기업들도 적극 호응 중이다. 2013년 3월 지멘스, 보슈, 다임러, BMW, SAP 등 독일의 유수 기업들이 인더스트리 4.0의 플랫폼을, 꼭 1년 뒤인 2014년 3월엔 GE·IBM·인텔·시스코시스템스·AT&T 등 미국의 제조사 빅5가 인더스트리얼 인터넷 콘소시스템(IIC)을 설립했다. 특히 IIC엔 미국 외에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멤버와 스위스의 ABB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럼 중국은 어떤가. 글로벌 정보에 어둡다는 건 옛말이고 발 빠르기는 마찬가지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13차 5개년 계획에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벤치마킹한 '중국제조 2025 플랜'을 강조하고 있다. 내수 서비스산업을 외치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기존 산업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인터넷플러스 전략도 대규모생산에서 대규모 맞춤형 생산체제를 갖추겠단 복안으로 판단된다. 아무튼 세계는 제조 혁신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의 적극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약력 △56세 △서울대학교 경제학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경제학 석사 △경기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대표이사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부행장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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