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금리 인상에 홍콩 페그제 손대야 하나?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29 15:37

수정 2015.12.29 15:37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0년만에 금리 인상을 발표하면서 자국 화폐 가치를 미국 달러에 고정(페그)시키고 있는 홍콩에서 이 제도를 손대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홍콩은 지난 1983년부터 1달러당 7.8 홍콩달러로 못박아둔 페그제 실시로 안정된 환율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홍콩 달러 가치가 미 달러에 묶여있는 상황에서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이나 금리를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준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제로 수준이었던 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홍콩 통화청(HKMA)은 곧바로 금리를 25bp를 올린 0.75%로 인상했다.

중국은 지난 2005년 페그제를 폐지시킨 후 미국의 금리와 상관없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자유롭게 인하할 수 있었다.

반면 회복 중인 미국 경제와 달리 홍콩은 중국의 성장 둔화와 입국 관광객 감소로 인해 미국 금리가 내년에 1%까지 오를 경우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오안다 아시아-퍼시픽의 트레이더 스티븐 인스는 29일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페그제는 이제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홍콩 제품의 경쟁력을 더 떨어뜨리는등 홍콩 경제를 위태롭게 만들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여전히 달러 대비 페그제가 현재로써는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라는 것이 금융계의 시각이다.

노먼 챈 HKMA 총재는 "작고 개방된 홍콩 경제에는 페그제가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개정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안다의 인스도 페그제를 대체할 완벽한 제도 확보 없이는 현재의 고정환율제를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에서는 홍콩달러의 환율을 미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에 고정시키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리오리엔트그룹 최고경영자(CEO) 브레트 맥고니걸은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이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특별인출권(SDR)으로 편입됐지만 통화교환성을 높여야 하고 변동성 증가 가능성이 남아있는 등 여건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페그제의 단점만 부각시킬 수 없다"며 "홍콩달러는 페그제로 인해 가치가 안정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홍콩 항셍은행의 앤드류 풍 이사도 위안화가 자유로운 교환성을 확보할때까지는 현재의 달러에 대한 페그제가 최상이라고 밝혔다.

페그제로 홍콩은 화폐발행을 미 달러 유입과 완전히 일치시키면서 홍콩달러의 미 달러로의 교환을 100% 보장시켰으며 투자자들은 환율변동에 대한 걱정없이 안심하고 홍콩에 투자할 수 있었다.


페그제로 홍콩은 지난 1987년 미국 블랙먼데이 당시 주식시장 붕괴와 1991년 걸프전, 1992년 유럽 통화 위기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같은 외부 충격을 견디면서 홍콩 달러 가치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