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시, 전기차 인프라 확충? 성과는 '지지부진'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30 18:09

수정 2015.12.30 18:09

'이동형 전기차 충전 인프라 1만개 설치' '전기차 565대 민간 공급'

서울시가 올해 친환경 생태도시 조성을 위해 이같은 전기차 관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충전 인프라는 목표의 16%를 달성하는데 그쳤고 전기차 민간공급도 대규모 포기사태가 발생했다.

연초에 대규모 정책과 과감한 투자 집행 계획 등이 줄줄이 나오지만 연말에는 결국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기차 보급 안돼 재공고까지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만개 설치가 목표였던 '이동형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이달 현재 1600여개를 설치되는데 그쳤다.

지난 5월 서울시와 KT, 파워큐브가 업무협약(MOU)을 맺고 '무선주파인식(RFID )태그' 기술이 접목된 전기차 이동형 충전 인프라를 올해 1만개, 오는 2018년까지 10만개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는 서울시의 야심찬 계획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1만개를 목표로 추진한 것은 맞지만 우리가(시가)모두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MOU를 맺은 업체가 해나가겠다는 의미였다"며 "업체가 건물을 찾아다니면서 RFID 태그 설치를 설득하고는 있지만 하겠다고 나서는 건물주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RFID 태그는 일반 콘센트 위에 부착해 충전기 사용자 인증 및 전기요금 정산을 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 건물주가 과도한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등의 피해는 없다. 오히려 전기차를 가진 사람을 건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이지만 의구심이 커 설득이 잘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충전 인프라 구축이 지지부진하면서 전기차 민간 보급도 요원한 상황에 직면했다.

올해 서울시의 전기차 민간공급 사업 계획은 565대(전기이륜차 20대 포함)였고 지난 6월 보조금을 받고 전기차를 구매할 주인공이 모두 가려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구매를 포기하는 사람이 속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구매포기 규모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300대에 이르면서 서울시는 지난달 재공고를 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가 모집은 선착순으로 진행하고 있고 해를 넘겨서라도 계획된 300대를 모두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지난달 189대에 대한 신청이 들어와 현재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수백억 예산 쓰며 "충전시설, 업체 알아서"

서울시는 전기차 공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에 매년 수백억원씩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정책에 대한 서울시의 적극성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령 전기차 구매의 핵심인 충전시설을 아파트나 건물 주차장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 건물주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은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구매자나 충전시설을 설치하려는 업체가 알아서 동의를 얻어오면 설치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전기차 민간공급 사업에서 전기차 구매를 포기한 사람들의 이유도 대부분 충전시설 설치에 대해 입주자 대표나 건물주의 동의를 얻지 못해서였다.


전기차 업체 관계자는 "최근 저유가 여파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줄어 사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 전기차는 업체가 만들 수 있지만 충전 인프라 구축은 초기에 정부나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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