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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스타 창업주, CEO 타이틀 내려놓고 전문분야서 직접 뛴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30 19:19

수정 2015.12.30 19:19

IT업계 스타 창업주들의 백의종군
내부 임원에 권한 이임..이스트소프트 김장중·본엔젤스 장병규 전 대표,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개발·투자업무에 집중
성장에 새 동력될까..이사회로 경영 참여하는 이해진·김범수 의장과 달리 경영관여 안하는 사례 ↑..향후 실적에도 관심집중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왼쪽부터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전 대표, 장병규 본엔젤스파트너스 전 대표
왼쪽부터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전 대표, 장병규 본엔젤스파트너스 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뒤를 이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투자와 게임, 소프트웨어(SW) 등 정보기술(IT) 업계 스타 창업주들이 최고경영자(CEO)라는 짐을 벗고, 개발과 투자업무란은 본연의 전문성을 살리겠다고 나서고 있다.

창업 이후 CEO자리를 맡으면서 본연의 투자나 개발 외에 회계, 인사, 외부활동 등 다양한 일을 맡던 IT업계 스타들이 최근 CEO의 짐을 내려놓고, 자신이 최고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분야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해진 의장이나 김범수 의장 처럼 경영권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사회 의장이 아닌 단순 임원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잇따라 이들의 전문성 발휘가 국내 IT산업 발전에 새로운 발전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부 임원에게 권한 위임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트소프트는 지난 24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본사 및 자회사 이스트게임즈에 각각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소프트웨어(SW) 사업총괄 정상원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자회사 이스트게임즈 대표이사에는 이스트소프트 경영지원본부장이던 이형백 부사장이 취임하게 됐다. 이로써 이스트소프트 창업주였던 김장중 대표가 본사 및 자회사의 대표를 겸직하며 사업을 총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각각 회사의 신임 대표이사 선임이 단행됐다.


지난 23년간 이스트소프트를 이끌어왔던 김장중 창업자는 이사회 등기임원으로 남아 각 신임 대표이사들의 경영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로 이스트소프트는 각각 신임 대표이사 선임으로 이스트소프트(SW, 보안), 이스트게임즈(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줌인터넷(검색포털) 3각 편대를 구축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벤처캐피털(VC)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의 장병규 전 대표는 창업 10주년을 앞두고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스타트업 투자에만 집중키로 했다. 네오위즈 공동 창업자로 국내 인터넷 및 벤처 1세대로 꼽히는 장 전 대표는 파트너였던 강석흔.송인애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해 본인은 집중적인 투자업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본엔젤스는 305억원 규모의 '본엔젤스페이스메이커펀드2' 결성에 맞춰 체제 개편과 투자를 결정하는 파트너들을 보강했다.

■경영 실적 개선, IT산업 새 성장동력 두마리 토끼 잡을까·

인터넷과 게임 등 기업을 창업한 경영인들이 경영에 전면적으로 나서지 않고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회사를 성장 시킨 사례가 많다.

국내 벤처 1세대로서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으로 키운 네이버의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대표적인 사례로, 게임업계에선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이제는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사회 의장 자리마저 맡지 않고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는 인사가 나타나 이들의 실적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은 창업주들이 물러나면 1~2년 뒤 투자금 회수(엑싯.Exit)에 나서는 등의 행동으로 주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인사의 경우에는 이와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제일 크게 가지고 있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 굵직한 사안에 의장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며 "전문경영인들이 보다 자유스럽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인사가 정착되면 건전한 경영문화가 안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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