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철강업체 새해부터 중국發 희소식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03 21:25

수정 2016.01.03 21:25

'철강업황 선행지표' 中철강가격 반등세
수출 늘리는 포스코, 이미 내수비중 앞질러.. 수출가 올라 매출 확대
車강판 특화 현대제철 가격 협상 앞두고 유리
한국 철강업체 새해부터 중국發 희소식

철강업황 선행지표로 꼽히는 중국 철강가격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업황 개선에 대한 국내업체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철강가격 오름세에 이어 글로벌 철강재까지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경우 국내업체 수출전선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中 구조조정 여파, 철강가격 오름세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시장에서의 연말 철강가격은 5개월만에 반등세를 보이면서 지루한 가격 하락세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판재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열연, 냉연 가격은 지난해 말 각각 7.5%, 8.2% 올라 차례로 t당 1944위안, 2533위안까지 상승했다.

중국 철강값은 글로벌 시세의 중요한 잣대 역할을 해왔다.
중국의 조강 생산규모는 글로벌 생산량 50% 수준으로, 세계 1위(2014년 기준)다. 5위인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 많다. 중국 철강재 가격이 오르면 국내 중국재 수입가격도 오르고 국산 철강재 수출가격 역시 바로 영향을 받는 구조다.

최근 이같은 중국 철강가격은 중국 업계 구조조정 여파로 분석되고 있다. 철강 한계기업들 퇴출이 이미 내부적으로 본격화됐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 철강업체는 지난해 최악 상태였다. 지난 10월 기준 500여개 철강사중 36%가 적자였고, 중국 중대형 철강사들은 4개월연속 대규모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급속히 낮췄다. 500여개 철강사 가동률은 연말 75%였다. 연산 200만t 이하 소형 철강사의 가동률은 간신히 50%를 넘었다.

중국 철강 2위그룹 핵심자회사 우한철강은 6000여명 직원 감축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규모는 전체 직원의 20%를 넘는 수준이다. 물론, 회사측에선 대외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 철강 관계자들은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두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바오산강철, 우한강철은 이달부터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전격 인상한다. 지난 연말 현지 자동차업체들과 협상에서 자동차강판 t당 50위안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포스코 철강 수출가 상승 기대감

수출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는 포스코는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수출 비중이 내수를 앞질러 50%를 넘어섰다. 수출 비중은 하반기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지역에서 중국과 경합이 많은 포스코로선 수출가 상승에 따른 매출확대가 가능해진다.

현대제철은 해외 수출물량은 많지 않지만 국내적으로 자동차강판 협상때 다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리면 이 영향이 국내 1·4분기 자동차강판 협상에서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4·4분기 자동차강판 가격을 t당 8만원 인하했다.

하지만 중국 철강업의 과감한 구조개혁이 수반되지 않는 이상 낙관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않다.


현대증권 한기현 연구원은 "중국은 2011년부터 철강업 구조조정을 해왔지만 그간 대부분 노력이 실패했다"며 "중대형 철강사의 파산이나 설비폐쇄 수준의 획기적 소식이 나오지 않는 이상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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