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메갈리아 회원, 남성 성기 사진 그대로 올려 파문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1 14:33

수정 2016.01.11 14:33

메갈리아 회원, 남성 성기 사진 그대로 올려 파문

여성 혐오 반대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한 회원이 카카오톡으로 받은 다른 남성의 성기 사진을 인터넷에 그대로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박제박물관’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 A씨는 지난 10일 밤 ‘노예한남충 OO 뚫은거 박제’라는 제목의 글을 메갈리아에 게재했다. 한남충(한국 남자+벌레충)은 한국 남성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게시물 내용은 충격적이다. A씨는 남성 B씨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각종 성적학대(SM) 행위를 요구했다. 이에 B씨는 자신의 성기에 글씨를 쓰고 노끈을 묶는 등 각종 가학적인 행위를 감행한 뒤 이를 사진으로 찍어 A씨에게 보냈다.
여기에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엽기적인 행위들도 포함됐다.

A씨는 B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사진을 올리면서 “모두들 한남이의 OO 개통을 축하해주세요. 얼굴은 고소방지 차원에서 모자이크 처리했다”며 “이제 OO도 뚫었는데 슬슬 박제글 링크해주고 버릴까?”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B씨의 성기와 각종 SM 행위 사진은 인터넷 상에 공개되고 말았다.

이에 일부 메갈리아 회원들은 “둘이서 저런 거 주고 받는 거야 상관없어도 이렇게 올리면 이거 범죄다”, “이건 좀 너무 간듯”, “우리 스스로 왜 우리가 괴물이 아닌지를, 단순히 쟤네가 먼저했으니까가 아니라 왜 우리가 모이고 목소리를 내는지를 상기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게시물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회원들은 이 글을 보고 웃었으며 추천수도 97로 비추천(14)의 7배에 이르렀다.

메갈리아는 남성의 여성비하 언행을 거울처럼 그대로 따라 하는 일명 ‘미러링’을 통해 한국 사회 여성혐오 분위기에 일침을 가하는 것을 목표로 등장했다. 지난해 소라넷 사이트 폐지 운동을 벌여 9만3000여명의 온라인 서명을 이끌어내는 등 순기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메갈리아에 게시되는 글의 수위가 정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그릇된 남성 편향적 인식을 풍자하거나 비꼬는 수준을 넘어 남성에 대한 모욕적 표현을 남발해 혐오문화를 조장하는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진 유포는 메갈리아 회원들이 그토록 증오하는 소라넷에서 벌어지던 행위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물론 소라넷을 미러링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면하기는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정보나 음란물을 인터넷에 유통하면 처벌할 수 있다”며 “촬영물을 동의 하에 촬영했다 하더라도 상대 의사에 반해 이를 유포하면 성폭력특례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어느 조항을 적용할 지는 구체적인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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