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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벤처스' 출신들 국내 벤처 생태계 이끌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2 16:18

수정 2016.01.12 16:18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손정의 회장만의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의 개인 블로그 중
▲임지훈 카카오 대표
▲임지훈 카카오 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출신 3인방인 임지훈 카카오 대표와 유승운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임정민 구글캠퍼스 서울 총괄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벤처 투자의 귀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의 한국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 집중 투자해 온 이들이 국내 벤처 생태계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다.

■손정의의 승부사 기질 닮은 임지훈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1조8700억원을 들여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손 회장의 '승부사(Risk-taker)' 기질과 닮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손 회장은 지난 1981년 소프트웨어(SW) 도매업체 소프트뱅크를 창업한 후 대형 인수합병(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해왔다.

손 회장과 임 대표는 탁월한 안목과 적극적인 투자 성향도 유사하다는 평가다.
손 회장은 2000년 당시 스타트업이었던 중국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당시 약 235억원)를 투자해 2014년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4000배가 넘는 수십조원의 수익을 올렸다.

임 대표도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 시절,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를 발굴해 30억원을 투자해 대박 신화를 이끈 바 있다. 또 임 대표가 이른바 '타임머신 전략'을 통해 ICT 인프라가 막 깔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주목하는 것도 손 회장의 투자법칙과 공통분모로 꼽힌다.

한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임 대표를 '김범수(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남자'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지만, 손 회장의 젊은 시절과 닮은 모습이 더 많다"며 "손 회장이 각종 M&A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ICT업계를 평정한 것처럼 임 대표도 거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케이큐브벤처스 유승운 대표
▲케이큐브벤처스 유승운 대표

▲구글캠퍼스 서울 총괄 임정민
▲구글캠퍼스 서울 총괄 임정민

■'벤처인 사관학교' 소프트뱅크벤처스
임 대표를 이어 케이큐브벤처스를 이끌고 있는 유승운 대표도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출범 초기인 2002년부터 7년 가까이 수석심사역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2000년 대 초반 '벤처 버블'과 최근의 '창조경제 열풍'을 동시에 목격한 유 대표는 투명하고 엄격한 투자로 업계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총 341억원 규모의 민관공통펀드를 결성한 케이큐브벤처스는 기존의 투자 분야인 ICT와 모바일·SW 기반 스타트업을 비롯해 차세대 방송, 엔터테인먼트, 이러닝(E-Learning)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구글 글로벌 창업지원팀 산하에 있는 캠퍼스 서울을 이끌고 있는 임정민 총괄도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에서 근무하며 우수한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은 물론 소셜 개임사인 '로켓오즈'의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한 바 있다.


한 민간창업지원기관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한국에 들어온 지 15년이 넘으면서 사관학교와 같은 역할도 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벤처스 출신 중 직접 창업하거나 미국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인물이 많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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