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드림투어 상금왕·평균타수 1위 신인왕 노리는 '세리 베이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9 17:22

수정 2016.01.19 17:22

2013년 프로 데뷔 작년 드림투어 4승, 정규투어 데뷔전 5위
179㎝ 키에 장타가 일품.. 2020년 올림픽 출전 목표
올 시즌 KLPGA투어서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으로 지목받고 있는 박지연. 박지연은 지난해 KLPGA 2부 투어인 드림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2016 KLPGA투어 풀카드를 획득했다.
올 시즌 KLPGA투어서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으로 지목받고 있는 박지연. 박지연은 지난해 KLPGA 2부 투어인 드림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2016 KLPGA투어 풀카드를 획득했다.

"언니들이 '세리 키즈'라면 나는 '세리 베이비'라고 할 수 있어요."

'세리 키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서 대활약을 펼친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의 성공을 보면서 골프에 정진한 선수들을 일컫는다. 최나연(29·SK텔레콤), 박인비(28·KB금융그룹),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본인 스스로 박세리를 롤 모델 삼아 골프에 정진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리 베이비'는 어떤 선수를 말하는 걸까. 골프가 뭔지도 모르는 아주 어린 나이에 부모가 쥐어준 장난감 골프채를 가지고 놀았던 '놀이 골프 세대'로 보면 된다.

올 시즌 '검증된 루키'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박지연(21·삼천리)도 5세 때 아빠가 사준 장난감 골프채로 그렇게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골프 마니아였던 아빠가 박세리에 매료돼 딸에게 골프를 가르치기로 마음 먹은 것이 계기가 됐다. 물론 스승은 아빠였다. 주말골퍼였던 아빠는 골프 관련 서적을 놓고 딸을 소위 '닭장'으로 불리는 실내 연습장에서 지도했다. 박지연이 처음으로 자신의 골프채를 갖게 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서울시 초등학교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였다. 필드 연습 라운드도 그 때가 처음이었다. 그 전까지는 실내 연습장을 벗어나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골프가 재미 있었다. 실내 연습장 회원들이 '볼을 제법 잘 맞춘다'고 칭찬해주는 것이 좋아서였다.

아빠 사무실 지하에 연습장을 만들어 놓고 하루에 400~500개씩 볼을 때렸다. 볼을 때렸다기보다는 그냥 맞추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가끔씩 아빠의 손에 이끌려 야외에서 볼을 날리기도 했다. 연습장은 드라이빙 레인지가 아닌 시골 논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100m를 족히 날리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정식 코치의 지도를 받기 전까지는 그렇게 아빠에 의한 이른바 '서당 골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다소 어이가 없지만 그 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집안 경제가 여유롭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하면서 가족들은 이사를 자주 다녔다. 그래서인지 박지연에게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 그는 "헌신하는 가족을 위해 가장 많은 추억이 있는 우면동 집으로 다시 이사가 온 가족이 행복한 생활을 했으면 한다"며 "그 목표 달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2013년 프로에 데뷔한 박지연은 지난해 KLPGA 2부 투어인 드림투어서 4승을 거둬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를 차지했다. 그런 활약에 힙임어 2016시즌 정규투어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중국에서 열렸던 정규투어 데뷔전서는 5위에 입상,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 마디로 준비된 '대형 루키'가 출현한 것이다. 179㎝의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장타가 일품인 박지연은 동계 훈련을 드라이버 비거리를 지금보다 10야드 가량 더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 주특기인 110m와 50m 거리 공략 기회를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취약점인 그린 주변 쇼트 게임 보완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윙 코치인 신준 프로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팜스프링스에서 비지땀을 쏟고 있다.

그에게 2016년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박지연은 주저없이 "신인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짝하는 선수가 아닌 유소연 선배처럼 꾸준하게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물론 볼만 잘치는 선수가 아니라 주변에 친구도 많고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면 금상첨화란다.
박지연에게도 장기 목표가 있다. 2020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그는 "당연히 올림픽에 선발되면 행복할 것 같다"며 "설령 선발이 안되더라도 경쟁자 군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