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글로벌 수산리더, 대한민국을 그린다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20 17:10

수정 2016.01.20 17:10

[특별기고] 글로벌 수산리더, 대한민국을 그린다

세계적 인류학자인 페이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교수는 '수산업의 지속성이 결여되면 우리 자손들은 재앙을 만날 수밖에 없다'며 바다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인류가 소비하는 동물성 단백질 중 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이른다. 특히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50%에 달한다. 세계 수산물 소비 증가 추세를 볼 때 인류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수산물 기능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인류는 대규모 원양어업이 가능해졌다. 무한할 것 같았던 수산자원은 무분별한 남획과 과잉어획으로 심각한 고갈위기에 직면했다.
페이건 교수는 향후 수산 식량자원은 현저히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이미 세계 어족자원의 47%는 과잉어획, 28%는 고갈상태다.

이에 따라 국제적 불법(IUU)어업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불법어업 지정국에서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등 고강도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우리도 실시간 조업감시센터 구축, 어선 감축 등 모범 조업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엔 세계 대통령이라 불리는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과 지역수산기구인 북태평양수산위원회 사무국장으로 한국인이 당선되기도 했다.

이 같은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수산 질서의 선도국으로 큰 걸음을 내디딜 때다. 한·EU 간 불법어업 근절 공조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며 태국 등 아시아지역 개도국에 우리 불법어업 방지시스템을 전수할 것이다.

또 연안개도국에 대한 수산분야 국제개발협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수산물은 연안개도국의 식량자원인 동시에 주요 수출품목으로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리의 1960년대 수산물 수출 비중은 17%로 2014년 현재 반도체(11%)나 자동차(8.5%)의 수출 비중과 비교해보면 당시 수산업이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경제발전에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 알 수 있다.

해수부가 설립을 추진 중인 FAO 세계수산대학도 이러한 측면에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계수산대학은 개도국 출신 인재를 선발·양성해 이들 국가의 수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수산리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국제수산 규범과 환경을 능동적으로 이끌어가는 수산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확고히 자리 잡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수산대학은 2018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으로 개도국을 주대상으로 수산.양식 분야 석.박사 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 다수 연안국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올 12월 FAO 이사회 및 내년 7월 총회 통과를 목표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의 눈부신 경제발전은 전후 국제사회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학생들은 FAO가 원조한 어업기술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실습선을 타면서 글로벌 해양수산인재의 꿈을 키워왔다. 이제는 우리가 수원국으로서 받은 그 혜택과 지원을 세계로 되돌려줄 때이다.
올해로 출범 20년을 맞은 해양수산부는 해양수산 글로벌 리더로서 강하고 드넓은 돛을 펼치고 힘찬 대항해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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