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이하 현지시간)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즉각 부인하기는 했지만 러시아 석유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5% 감산요청을 받았다면서 사우디를 포함해 OPEC과 다음달 회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도 뒤 유가는 폭등해 북해산 브렌트유가 장중 8% 넘게 뛰었다. 그러나 OPEC 관계자들이 보도를 부인한 뒤 상승폭은 좁혀졌다.
일부에서는 사우디가 미국 '셰일석유 죽이기'라는 전략적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룬데다 저유가에 따른 재정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에 감산을 검토할 여건이 무르익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감산 시사가 단지 석유시장의 기대일 뿐일지 재정압박에 몰린 산유국들이 결국 택해야 하는 결론일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판가름 날 전망이다.
다만 감산이 합의되고, 이에따라 유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는 중국발 신흥시장 경제둔화에 유가상승이라는 겹악재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지난해 말 이후 OPEC, 비 OPEC 산유국 관계자들이 5% 감산 가능성을 놓고 논의를 해왔고, 다음달에 다시 만나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박 장관은 사우디가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각각 산유량을 5% 감축하는 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경우 5% 감산은 산유량이 하루 50만배럴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노박 장관은 아직 합의를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사우디가 이같은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WSJ 보도 뒤 걸프만 OPEC 산유국 고위관계자는 사우디가 감산 제의를 한 적도 없고, 러시아에 감산 동참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5% 감산안은 알제리와 베네수엘라가 이전에 제안한 것이라며 이같이 부인했다. 또 다음달 비 OPEC 산유국들과 만나 감산을 논의할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우디와 걸프만 동맹들은 국제 석유시장 안정을 위해 "다른 이들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그는 여운을 남겼다.
CNBC는 산유국들이 부인하고는 있지만 감산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고 전했다.
노박 장관은 아직 합의를 거론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논의할 만한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산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감독하는 것과 관련해 상당한 문제들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해 물밑에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 중일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감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우디의 석유정책 자문에 응하고 있는 피트리 파트너스의 톰 피트리 회장은 배럴당 30달러 유가에서는 러시아나 사우디 모두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감산이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피트리는 CNBC에 "내 생각에 러시아와 사우디는 일반적 관측보다도 유가 상승이 더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양국의 사회·안보 비용을 감안할 때 30달러대 유가가 이들을 실제로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때문에 "올해가 (유가 흐름에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산 합의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시티그룹 글로벌 상품리서치 책임자 에드워드 모스는 "새로운 소식은 없다"면서 늘 그랬듯이 "러시아로부터 새로운 소식이 흘러나왔지만 사우디는 어떤 의지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매크로 어드바이저리의 선임 파트너 크리스 위퍼도 감산 합의는 현재로서는 "타당성이 없다"면서 미국이 감산에 동참하지 않는한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나 사우디가 산유량을 줄여서 미 셰일 석유 산업을 돕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위퍼는 노박 러시아 석유장관 발언이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특정 목적을 갖는 구두개입일 것으로 봤다.
유가는 초반 급등세에 비해 상승폭이 좁혀지기는 했지만 3.5%가 넘는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뉴욕시장(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일비 배럴당 1.22달러(3.78%) 뛴 33.52달러에 마감했고, 런던시장(ICE)에서는 브렌트유 3월물이 1.20달러(3.63%) 상승한 34.30달러에 거래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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