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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타트업 직접 투자, IT업계 '큰 손'으로 부상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01 17:51

수정 2016.02.01 17:51

간접 벤처 투자에서 선회.. 라인 협업할 기업 공모, 상생 패키지 모델 확대
"네이버는 하나의 거대하고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구성하고자 한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게 상당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투자를 할지 내부적으로 정리한 뒤 외부에 곧 발표할 것이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지난달 28일 '스타트업 쇼케이스 2016' 기조연설 중)

네이버가 기술형 스타트업(테크스타트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그동안 액셀러레이터(창업보육기관) 'D2 스타트업 팩토리'를 운영하며 각종 민관 펀드를 통해 테크스타트업에 간접투자해온 투자형태에서 벗어나 '개방형 투자혁신'에 나선 것. 최근에는 공간공유업체 '스페이스클라우드'와 같은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분야에도 투자하는 등 스타트업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인터넷업체 네이버가 투자방식을 직접투자로 선회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모바일 중심 시대에 맞춘 새 사업 아이템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구글, 페이스북, 바이두처럼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테크스타트업 자금.인프라 지원 확대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기계학습(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입력패턴을 분석해 오타를 줄여주는 소프트키보드 개발업체 '노타'를 비롯해 지난해 총 8개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올해 초에는 LG전자, SK플래닛과 함께 테크스타트업 전문 투자회사 '퓨처플레이'에 30억원을 투자하는 등 앞으로 사물인터넷(IoT)과 머신러닝, 가상현실(VR) 분야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청과 일대일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이 향후 2년 동안 사용하는 전체 기술개발비의 75%까지 최대 10억원을 지원하는 '민관공동투자기술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31일 스타트업들의 연구개발(R&D) 제안서 제출이 마감됐으며, 네이버가 선별한 제안서 중 중기청이 최종 지원 대상을 정하는 형태다.

네이버 관계자는 "'본엔젤스 페이스메이커펀드'처럼 인터넷.모바일 분야 벤처투자펀드를 통해 유망한 스타트업에 간접투자를 진행해왔다"며 "또 미래창조펀드 200억원을 비롯해 인터넷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얼라이언스에 매년 20억원씩 5년간 총 1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외 펀드를 통한 지속적인 지원체계를 발굴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서울 강남역 부근의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와 스타트업 상생 프로그램 'Npac(NAVER Partner Aid & Care)'을 통한 인프라 지원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D2SF는 특수구조의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하는 '더알파랩스' 등과 같은 테크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입주공간을 지원 중이며, Npac은 스타트업에 클라우드 인프라와 기업용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한다.

■"구글처럼 M&A 통해 개방형 혁신 이뤄야"

네이버는 우수한 스타트업과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경기 성남 분당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쇼케이스 2016' 행사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다.
네이버 임직원들이 18개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접하고 내부 서비스와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을 찾도록 한 것. 실제 구글과 페이스북, 텐센트, 바이두,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이미 전 세계 M&A 시장에서 '큰손'으로 활약하며 개방형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국을 방문한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사례를 언급하며 국내 대기업의 적극적인 스타트업 인수를 주문한 바 있다.


네이버도 지난해 6월 소프트웨어(SW) 교육분야 스타트업 '엔트리교육연구소'를 인수했지만, 국내 경쟁사 카카오만 놓고 비교해도 M&A 부문에 있어 지나치게 소극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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